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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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금융지원 조치로 전반적인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최근 기업 금융지원 정책의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서 올해 3월 이후 정부가 내놓은 기업 금융지원 대책들이 시장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데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올 상반기 시행된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담보부증권(P-CBO) 발행지원은 우량 회사채(AA등급 이상) 시장을 중심으로 상당 부분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와 중소기업 대출 증감. 대한상의 보고서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와 중소기업 대출 증감. 대한상의 보고서
올해 7월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등의 공조로 출범한 10조원 규모의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는 저신용등급(A등급 이하) 시장까지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도 내년 3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조치로 우량물(AA- 등급)과 비우량물(A+ 등급)의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3년 만기물 기준)가 각각 6월 초, 7월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는 등 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대한상의는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국내·외 경제여건을 보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는 게 대한상의의 분석이다. 정부가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8조5000억여원에 이른다. 그간의 금융지원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대출 증가폭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7∼2019년 3년 간 중소기업 대출은 월 평균 3조5000억원씩 증가했지만 올해 7월에는 6조4000억원, 8월에는 6조1000억원 증가하는 등 중소기업 자금 사정이 열악한 상황이다.

아울러 올해 8월과 9월 수도권에 적용된 강화된 방역조치로 중소기업 영업이 위축되고 자금 사정도 크게 악화돼 향후 기업의 자금수요가 상당기간 높은 수준으로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민경희 대한상의 연구위원은 "SPV 지원실적은 지난달 18일 기준 1조3000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적절한 지원을 하기 위한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