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18일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파생상품과 일부 신용대출 금리의 척도로 삼을 만한 새로운 지표금리를 연내 선정할 계획이다. 은행간 거래금리인 콜금리와 환매조건부채권(RP·금융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 금리 가운데 하나를 지표금리로 뽑을 계획이다.

한은은 23일 이 같은 내용의 ‘국내 무위험지표금리 개발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무위험지표금리(Risk-free Reference Rate)는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대출·금융상품 금리의 척도로 삼는 금리다. 이 지표금리 후보로 ▲은행간 콜금리 ▲은행·증권금융차입 콜금리 ▲국채·통안증권 RP금리 ▲국채·통안증권·지방채·특수채·특수은행채 RP금리 등 4개 금리를 선정했다. 한은은 연내 이 가운데 하나를 지표금리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본격 공시한다. 은행이 이 지표금리를 바탕으로 금융상품 금리로 산출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추정된다.

한국에서는 시중은행들이 발행하는 CD의 금리를 지표금리로 삼고 있다. 대출과 금융상품 금리를 산출할 때 CD 금리에 추가 금리를 얹어 결정하며 CD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금융거래만 5000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2012년 불거진 은행들의 CD 금리 담합 의혹이 이는 등 신뢰도 의혹이 불거졌다. CD 금리는 매일 은행이 발행한 금리를 증권사 10곳이 평가하고 평균치를 산출해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한다. 은행과 증권사가 금리 보고 과정에서 답합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CD는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변동폭도 적고 실물 금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여기에 2012년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 조작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새로운 지표금리 사용을 본격화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6월 '지표금리 개선 추진단'을 출범했다. 금융당국은 새 지표금리 산출과 함께 CD 금리 산출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새 지표금리와 개선작업이 마무리된 CD 금리 등 가운데 선정해 금융회사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