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정상화 작업이 채권단 몫으로 되돌아오면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다시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됐다.

연임이 확정된 이 회장은 11일 공식적인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국책은행인 산은 수장이 연임한 것은 26년 만이다. 이날 그의 새 임기 첫 일정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보고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였다. 회의를 마친 직후에는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찾아가 정상화 계획을 설명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의 경영 쇄신 노력을 당부했다.

산은 안팎에서는 부채비율이 수천%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안정궤도에 올리고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구조조정에서 ‘원칙론자’인 이 회장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이날 산은 임직원에게 편지를 보내 “노마십가(駑馬十駕)의 겸손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미래산업 건설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노마십가는 ‘둔한 말도 열흘 동안 수레를 끌면 천리마를 따라간다’는 뜻이다.

이 회장 앞에는 아시아나항공 ‘플랜B’ 가동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쌍용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등 기업 구조조정 업무가 쌓여 있다. 기간산업안정기금,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기구(SPV) 운영,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 펀드’ 조성 등도 챙겨야 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