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에 70조 자금 지원…금융지주들 '스타트업 협업' 판 키운다
입주사와 계열사 5곳 매칭·지원
계열사-스타트업 매칭 운영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각 계열사에 디노랩(우리금융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입주 기업을 한 곳씩 매칭해 사업을 공동 운영 중이다. 회사별로 가장 활발히 협력 중이거나 앞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우리은행이 단독으로 운영하던 디노랩을 올해부터 전 그룹사 차원으로 확대했다”며 “지난 6월 통합센터를 연 뒤 5개 계열사와 스타트업을 각각 매칭했다”고 설명했다.가장 먼저 성과를 낸 것은 베트남우리은행과 공급망 금융 업체인 핀투비다. 이 회사는 7월 베트남우리은행과 중소기업 매출 채권 할인 서비스 관련 제휴를 맺었다. 베트남에 있는 중소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은행이 이 시스템을 사용한다. 우리은행은 부동산 전문 핀테크 업체인 아실(부동산 플랫폼) 및 한국신용데이터(소상공인 매출 관리 플랫폼)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하반기에는 이들 회사의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 서비스와 소상공인 회원 전용 금융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 계기로 판 더 커지나
다른 금융지주들도 앞다퉈 스타트업과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각 금융사 상품과 서비스에 스타트업의 플랫폼을 적용하거나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P2P(개인 간 거래) 업체인 어니스트펀드와 예치금 신탁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어니스트펀드의 투자금을 신한은행이 관리하는 구조다. 신한카드는 최근 단솔플러스와 협업해 아이폰도 터치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전용 폰케이스를 국내 최초로 내놨다.KB금융은 대부분의 계열사가 모바일 인증 솔루션 업체인 플라이하이와 협력하고 있다. 각종 금융상품 가입 시 신분증 확인과 온라인 증명서 발급을 이 회사 서비스로 시행한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의 대화형 금융 서비스와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에 각각 마인즈랩과 크래프트테크놀러지스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트랙터 원격 점검 모니터링 장비 업체인 크래블과 협업 중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한국판 뉴딜’이 이 같은 협업 분위기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디지털·그린 뉴딜 등 혁신 기업 투자·대출 등을 통해 총 70조원의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각 지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한국판 뉴딜을 계기로 지주들이 더 경쟁적으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한 신사업 발굴에 나설 것”이라며 “기술력 있는 핀테크 업체들의 몸값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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