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은행, 10년만에 최악 실적…부실채권 '빨간불'
보도에 따르면 자산 규모 세계 최대 은행인 중국 공상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1487억9000만위안(한화 약 216억70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어 2006년 기업공개(IPO)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2위인 건설은행도 상반기 순이익이 11% 감소한 1376억위안(200억달러)에 그쳐 10여 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농업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188억3천만위안(158억5000만달러)으로 10.4% 줄어 2010년 기업공개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중국은행의 상반기 순이익도 1009억위안(147억달러)에 그쳐 기업공개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블룸버그는 이들 은행의 최악 실적 이유로 부실 채권 증가로 인한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영향을 꼽았다. 1000여개에 이르는 중국 전체 예금은행의 2분기 순이익도 2조7000억위안에 달한 부실 채권 영향으로 24% 급감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로 부실채권이 급증한 가운데 정부의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은행 수익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 요청으로 중국 4대 은행의 대출은 상반기에 은행별로 7%에서 10% 증가했다면서 은행권이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으로 포기한 수익이 1조5000억위안(218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불투명한 국제경제 상황으로 인해 중국 은행권의 어려움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올해 중국 은행권 이익이 20%에서 25% 급감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중국 4대 은행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국제 금융권에서도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 4대 상업은행이 글로벌 금융 건전성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4년까지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자금이 9400억달러(약 1115조3천억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은행, 건설은행, 공상은행, 농업은행 등 중국 4대 은행은 손실흡수능력(TLAC) 규제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자본이 지난해 3230억달러 부족했다.
손실흡수능력은 국제금융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가 대형 은행 도산으로 경제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고자 중국의 4대 은행과 같이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SIB)에 추가로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한 규제로, 위험가중자산 대비 충당금 비율로 표현된다.
중국 4대 은행은 2025년까지 위험가중자산의 16%, 2028년까지는 위험가중자산의 18%까지 손실흡수능력을 갖춰야 한다.
S&P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은행들의 수익 창출 능력이 떨어져 4대 은행이 2024년까지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자금이 94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상업은행 1000여곳은 부실 대출이 속출함에 올 2분기 이익이 최소 10년 이래 최악으로 감소했다. 특히 대형은행들은 경기를 부양하고 소상공인을 돕는 데 동원돼 타격이 더 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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