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국 4대 은행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10년 만에 가장 나쁜 영업 실적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산 규모 세계 최대 은행인 중국 공상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1487억9000만위안(한화 약 216억70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줄어 2006년 기업공개(IPO)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2위인 건설은행도 상반기 순이익이 11% 감소한 1376억위안(200억달러)에 그쳐 10여 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농업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188억3천만위안(158억5000만달러)으로 10.4% 줄어 2010년 기업공개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중국은행의 상반기 순이익도 1009억위안(147억달러)에 그쳐 기업공개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블룸버그는 이들 은행의 최악 실적 이유로 부실 채권 증가로 인한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영향을 꼽았다. 1000여개에 이르는 중국 전체 예금은행의 2분기 순이익도 2조7000억위안에 달한 부실 채권 영향으로 24% 급감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로 부실채권이 급증한 가운데 정부의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은행 수익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 요청으로 중국 4대 은행의 대출은 상반기에 은행별로 7%에서 10% 증가했다면서 은행권이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으로 포기한 수익이 1조5000억위안(218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불투명한 국제경제 상황으로 인해 중국 은행권의 어려움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올해 중국 은행권 이익이 20%에서 25% 급감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중국 4대 은행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국제 금융권에서도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 4대 상업은행이 글로벌 금융 건전성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4년까지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자금이 9400억달러(약 1115조3천억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은행, 건설은행, 공상은행, 농업은행 등 중국 4대 은행은 손실흡수능력(TLAC) 규제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자본이 지난해 3230억달러 부족했다.

손실흡수능력은 국제금융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가 대형 은행 도산으로 경제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고자 중국의 4대 은행과 같이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SIB)에 추가로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한 규제로, 위험가중자산 대비 충당금 비율로 표현된다.

중국 4대 은행은 2025년까지 위험가중자산의 16%, 2028년까지는 위험가중자산의 18%까지 손실흡수능력을 갖춰야 한다.

S&P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로 은행들의 수익 창출 능력이 떨어져 4대 은행이 2024년까지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자금이 94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상업은행 1000여곳은 부실 대출이 속출함에 올 2분기 이익이 최소 10년 이래 최악으로 감소했다. 특히 대형은행들은 경기를 부양하고 소상공인을 돕는 데 동원돼 타격이 더 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