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유입된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낮고, 지나친 규제가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며 첨단기술 확산을 막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OECD "부동산에 과도한 유동성 유입 경계해야"
OECD는 11일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2020 한국 경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OECD는 보고서에서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지나치게 유입됐다”며 “향후에도 완화적인 정책 기조는 유지하더라도 금융안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정부가 금융시장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금융시스템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장기 추이를 볼 때 한국의 실질주택가격 등은 OECD 평균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고용과 생산성 지표에는 낮은 점수를 줬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82.0으로 OECD 평균인 100에 못 미치고 주요 국가인 미국(134.2)과 프랑스(116.5) 등에 뒤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고용률(15~64세)도 66.8%로 OECD 평균(68.8%)보다 낮은 것으로 봤다.

OECD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용률과 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빠른 고령화로 인해 노동 공급이 감소해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재정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최저임금은 임금 불평등 완화에 기여했으나 저숙련 노동자 고용과 중소기업 인건비 상승 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OECD는 한국의 지나친 규제도 비판했다. OECD는 “상품 시장의 엄격한 규제가 첨단기술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경쟁과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며 “원격의료 등 서비스업과 디지털기술을 융합해 신산업을 창출하고 지속적인 규제 완화를 시행하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없을 것이란 전제하에 -0.8%를 제시했다. 지난 6월 전망치(-1.2%)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전망치다.

반면 코로나19 대유행이 현실화하면 올해 한국 성장률은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OECD는 예상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