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올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액이 5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ATM 수수료 면제로 가입자 수를 확대했지만, 비용 부담에 면제 횟수를 조정하는 등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ATM 지급수수료로 260억원을 사용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수수료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ATM 수수료가 올 상반기 260억원을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카뱅, 'ATM 수수료 면제' 언제까지…올해는 500억 부담
카카오뱅크(이하 카뱅)는 2017년 7월 출범 때부터 ATM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시중은행 ATM을 포함해 나이스핀링크, 효성 등이 운영하는 편의점 ATM도 수수료 면제 대상이다. 전국에 있는 12만여개의 ATM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인출하고 송금을 할 수 있다.

카뱅은 당초 2017년 말까지 6개월만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고객의 수수료를 직접 부담하면서 2017년 3분기 668억원 순손실도 기록했다.

하지만 ATM 수수료 면제가 인터넷은행의 한계를 보완하고, 가입자 수 증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에 적자를 감수했다. 이후 6개월·1년 단위로 면제 혜택을 연장해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고객 혜택 차원에서 ATM 수수료 면제를 올해 말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한다고 밝혔다.

수수료면제 연장은 고스란히 고객 확대로 이어졌다. 카뱅 가입자는 2017년 말 493만명에서 2018년 말 769만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가입자는 1128만명이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가입자는 1254만명으로 2년 반 사이 확 뛰었다.

이처럼 카뱅 가입자가 급증하자, 시중은행도 ATM 면제에 나섰다. 계열사 제휴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ATM 수수료를 면제(신한·하나·농협)해 주거나 편의점 ATM 수수료를 할인(국민은행)하는 식이다. 다만 계좌만 있으면 조건 없이 ATM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카카오뱅크와는 차이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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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입자수가 증가하면서 카뱅의 ATM 수수료 부담도 늘고 있다. 올해 ATM 수수료 면제 규모는 5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연간 ATM 면제액은 출범 이듬해인 2018년 318억원에서 지난해 431억원으로 35% 늘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 ATM 면제액은 최대 5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금융연구기관 관계자는 "마케팅비를 줄여 ATM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좋은 사례"라며 "다만 매년 빠르게 늘어나는 수수료 부담을 카카오뱅크가 언제까지 감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카뱅이 ATM 수수료 면제 횟수를 제한하거나 유료화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핀테크 업체들은 월 5회~10회까지 이체 수수료를 면제하지만, 이후에는 건당 5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무분별한 부정 사용을 막고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