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집에 딸려있단 이유로
새로운 집 살때 2주택으로 간주
취득세 8% 중과 '불합리' 발생
서울에 사는 40대 A씨는 최근 생애 처음으로 집을 사려고 알아보던 중 자신이 이미 1주택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고향의 작은 땅 때문이다. 이 땅에는 타인 소유의 허물어져가는 폐가가 하나 있는데 이 주택의 부속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A씨도 유주택자로 분류된 것이다. A씨는 “시골 폐가 때문에 졸지에 2주택자가 돼 8%의 취득세를 물게 된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부속토지와 주택 공유지분도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 취득세를 중과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세금 폭탄’을 맞게 된 주택 취득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정된 지방세법 시행령이 문제의 시발점이다.

지방세법 시행령 제22조의 2는 ‘주택의 공유지분이나 부속토지만을 소유하거나 취득하는 경우에도 주택을 소유하거나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른 사람 집이 세워진 곳의 땅만 소유하고 있거나 전체 주택이 아닌 일부 지분만 갖고 있어도 주택 소유자로 취급한다는 얘기다.

당시 시행령에 규정됐던 이 내용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방세법 개정안으로 옮겨 가 이젠 아예 법에 명시됐다.

‘7·10 부동산 대책’으로 2주택자 이상에 취득세가 중과되면서 곳곳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A씨는 “땅 위에 세워진 집은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어 집을 허물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고향의 팔리지도 않는 땅 때문에 취득세 폭탄을 맞게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세에서만 주택의 범위를 부속토지까지 확대한 것은 조세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에선 부속토지를 주택으로 보지 않는다”며 “부속토지까지 주택으로 분류해 취득세를 중과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했다.

행정안전부는 주택은 다른 가족 명의로 돌려놓고, 부속토지만 소유하는 방식의 편법 절세 수단을 막기 위해 부속토지도 주택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억울한 사례를 막기 위해 농어촌 주택과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인 주택은 주택 수 합산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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