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1년 넘는 개점휴업 상태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1년3개월 만에 대출을 재개한 데 이어 기업고객 대상 수신상품을 출시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지난 15일 기업정기예금을 출시했다. 금리는 가입 기간에 따라 최대 연 1.35%다. 대형 시중은행의 기업정기예금 금리가 최대 연 0.8%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계좌당 최대 가입 금액은 10억원이다. 케이뱅크는 이달 들어 입출금통장 플러스박스와 대출 상품 세 개를 잇달아 출시했다. 다음달 4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대대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지난 1일 기업뱅킹 앱에 경리나라 가입 기능을 추가했다. 경리나라는 기업 간 거래(B2B) 핀테크업체 웹케시가 개발한 중소기업용 경리업무 자동화 솔루션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5월부터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기업뱅킹 앱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겨냥해 특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뱅크가 최대주주인 비씨카드의 300만여 개 카드 가맹점에서 나오는 매출 데이터 등을 활용하면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보다 기업 맞춤형 상품을 내놓기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케이뱅크의 소상공인 집중 전략은 젊은 층 개인 고객을 타깃으로 독주 중인 카카오뱅크, 내년 새로 출범하는 토스뱅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전략이 될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시간과 비용 절약을 고민한 상품과 서비스”라며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기업고객 맞춤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