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 노동조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임금교섭을 회사에 위임했다. 이 회사는 1964년 노조 창립 이후 56년 연속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양회는 8일 홍사승 회장과 최동환 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가 올해 임금 조정에 관한 모든 권한을 회사에 위임하기로 하는 ‘2020년 임금협약 합의서’를 전날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인 쌍용양회 노조가 회사 측에 임금교섭을 위임한 것은 2002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최동환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지난 수년간 국내 시멘트업계 유일의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지속하는 등 경영 성과를 냈다”며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도록 노조도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에서 상생 발전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쌍용양회는 1962년 설립됐다. 1964년 노조가 생긴 이후 단 한 번도 파업과 쟁의 등 분규가 일어나지 않았다. 58년째 무분규 전통을 이어간 한국타이어에 이어 두 번째로 장기 무분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쌍용양회 노조는 1998년 외환위기 땐 자진해서 임금 15%를 반납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10%를 내놨다. 이에 화답해 회사 측도 인력 구조조정을 최소화했다.

쌍용양회는 노사 간 공식 협의 기구인 근경협의회를 주기적으로 열어 회사의 경영 여건을 공유하고 노조 측의 고충도 수렴하는 등 노사 간 소통이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