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장 지난 5일 안성시장 찾아가 "상생 협력하자" 화해 제스처

경기 용인시에 조성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의 방류수 처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용인시와 안성시가 상생발전을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용인-안성 'SK하이닉스 방류수 갈등' 풀리나…실무협 구성 합의
두 지자체의 단체장이 최근 만나 이 문제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에 합의하면서 난항에 부닥쳤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0일 용인·안성시에 따르면 백군기 용인시장이 지난 5일 김보라 안성시장을 찾아가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방류수 문제해결을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백 시장은 "안성시와 시민의 입장을 이해한다.

실무협의회를 통한 소통을 바탕으로 지속적이고 상생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해 보자"고 제안했다.

김 시장은 실무협의회 구성과 관련해 기대감보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소통 채널이 만들어진 것이 혹여 안성시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선을 긋고 나서 "안성시가 다른 지역 발전에 따른 희생양이 된 사례를 여러 번 겪다 보니 소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시장은 방류수 수질을 이천하이닉스 공장과 같은 2급수 수준으로 유지, 신안성변전소에서 용인SK하이닉스까지 전선 지중화 등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김 시장은 "용인시의 제안에 대해 안성시민이 납득하고 이해한 뒤 찬반을 논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용인시와 안성시는 내주 중 실무부서끼리 만나 상생협력 방안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SK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용인시와 안성시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안성시를 위해 용인시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갈등을 해소하고 두 시가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용인시와 안성시의 갈등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발생하는 오·폐수 처리계획으로 불거졌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용인일반산업단지(주)가 처인구 원삼면 일원 448만㎡에 1조7천904억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용인시는 일일 발생 오·폐수 61만여㎥ 중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 처리수 37만여㎥를 용인에서 안성으로 이어지는 한천으로 방류하는 사업계획을 세웠다.

이에 안성시는 시의 하루 하수처리량(6만여㎥)이 넘는 처리수가 용인 반도체 단지에서 한천과 고삼저수지로 방류되면 수질오염이 불가피하다며 하수처리계획 변경을 요구했다.

용인-안성 'SK하이닉스 방류수 갈등' 풀리나…실무협 구성 합의
안성시는 용인시의 방류계획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시민 7천200여명이 서명한 탄원서와 함께 지난 2월 용인시에 제출했다.

안성에서는 범시민안성시반대대책위가 꾸려지고, 안성시의회가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오·폐수 한천 방류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등 반대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안성시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용인시는 방류수를 고삼저수지를 관통하는 대신 저수지 옆으로 우회하고, 일일 방류량도 37만여㎥에서 34만여㎥로 줄이며, 총유기탄소(TOC)를 법적 기준치인 15에서 6 이하로 낮춰 방류 수질을 개선하는 내용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