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패션의 귀환…'곱창' 머리끈이 돌아왔다 [민지혜의 패션톡]
'스크런치'라는 이름으로 다시 유행
아저씨가 신던 스포츠 샌들도 돌아와
유행은 돌아온다는 게 패션업계 정설
그 이후 길거리에서 헤어 스크런치를 한 여성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옥션, 11번가,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도 스크런치를 안 파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명품 브랜드에서도 나왔습니다. 베르사체의 실크 소재 스크런치는 마치 스카프를 잘라 만든 것 같은 디자인이 특징이죠. 인터넷 쇼핑몰에서 보통 면 소재 스크런치 가격이 싼 것은 1000원대부터 보통 3000~5000원대인데, 베르사체의 실크 스크런치는 12만~15만원대라고 합니다. '아저씨 샌들'로 불리던 스포츠 샌들이 다시 돌아온 것도 복고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너도나도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물론이고 리복, 아식스, 프로스펙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의 샌들 하나쯤 다 갖고 있었더랬죠.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그 스포츠샌들에 양말을 신은 아저씨들이 등장하면서 어느새 유행은 확 꺼져버렸습니다. 그 스타일이 다시 돌아온 건 3~4년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홍대 등 젊은층이 많이 오가는 거리에서 짧은 머리 스타일의 남성들이 낚시조끼에 반바지, 스포츠샌들에 양말까지 신고 당당하게 돌아다니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은 샌들 안에 예쁜 색상의 양말을 신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돼버렸죠. 지금 10대들은 아마 스포츠샌들이 옛날에 유행했던 걸 전혀 모를 수도 있겠네요.
유행이 돌고 도는 것은 이미 우리에게 학습돼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젊었던 시절의 흑백 사진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세일러복이라고 불렀던 넓은 카라의 교복을 입던 그때 그 시절 옷이 지금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블라우스, 원피스 등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통바지와 롱치마, 반머리와 곱창 머리끈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유행을 좇는 사람이 '패셔니스타'라고 할 순 없겠지만, 여전히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멋쟁이들도 요즘엔 참 많지만,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매일 고민이 되는 사람이라면 '복고'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옷 입을 줄 아는 센스'가 필요하다면 일단 옷장 속 해묵은 아이템들을 다시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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