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다음달 1일부터 제주점을 임시 휴업한다고 28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날 “지난 2월부터 영업시간을 단축하며 비상경영을 해왔지만 더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매출이 제로인 상태에서 영업을 계속하는 것은 무리”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전국 8개 점포 가운데 서울 소공동점, 잠실 월드타워점 다음으로 매출이 많다. 인천·김포공항 출국장 면세점보다도 많다. 매년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대거 흡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관광객 수가 줄기 시작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5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9.2% 감소했다. 지난달 6일부터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인천공항 일원화 조치’로 제주국제공항의 국제선 이용이 중단됐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의 이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급감했다.

호텔신라도 같은 이유로 신라면세점 제주점 휴업을 결정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점 이용객이 없어 4개월을 버티다가 부득이하게 임시 휴점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면세점은 휴업이 임시 조치임을 강조했지만 언제 재개장할지는 불투명하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대로”라는 전제를 달았다. 신라면세점은 우선 다음달 한 달간 휴점하고 코로나19 확산 속도와 관광객 추이에 따라 한 달 단위로 개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신세계면세점 서울 강남점은 한시적으로 매주 일·월요일을 휴점하기로 했다. 김포공항, 김해공항 면세점도 운영을 중단했다. 면세점 소속 직원은 다음달부터 일부 인력을 제외하고 대부분 유급 휴직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