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강성부펀드)·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연합이 한진칼에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한진칼도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라”는 내용증명서를 발송했다. 제3자에게 신주매수권을 우선 부여하는 ‘3자배정’ 방식을 진행할 경우 현재 주주들의 지분율이 왜곡된다는 이유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한진칼 측에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2차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3자연합은 지난달 말에도 한진칼에 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바 있다.

3자연합이 3자배정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우호주주 섭외를 통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자연합 관계자는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3자배정을 추진한다면 위법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현행 상법상 경영권 방어 목적의 3자배정 유상증자는 주주권익 침해 가능성에 따라 금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은 현재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총 3000억원의 증자 대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은 단기차입을 통해 마련한 상태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청약일인 7월10일까지 2000억원을 더 마련해야 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