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신규 창업 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9% 급증했다. 국세청의 바뀐 부동산 과세 규정으로 주택임대소득자가 대거 사업자 등록을 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7일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신규 창업 업체 수는 46만2991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4만1243개(43.9%) 늘었다.

1분기 신규 창업 업체 중 44.3%는 부동산 업종이 차지했다. 부동산 창업은 20만5122개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18% 증가했다. 올해부터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자도 소득세 과세 대상에 포함돼 사업자 등록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전 주택임대를 시작한 경우 올해 1월을 사업 개시일로 보고 1월 21일까지 사업자 등록을 마쳐야 했다. 미등록 시 가산세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1월 부동산 업종 내 창업 기업은 13만4698개로, 2월(4만5514개), 3월(2만4910개)을 압도했다.

부동산에 이어 도·소매업(9만1166개, 19.7%), 숙박·음식점업(4만586개, 8.8%), 건설업(1만7777개, 3.8%) 등의 신규 창업 비중이 높았다. 중기부가 제조업과 정보통신, 과학기술 등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합쳐 ‘기술기반 업종 창업’을 별도로 분류한 결과, 신규 창업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5만8892개였다.

제조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업황 부진에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지면서 11.0% 감소했다. 교육서비스업과 창작·예술·여가서비스업도 각각 10.4%, 9.0% 줄었다. 도·소매업은 비대면 온라인거래 등 소매업을 중심으로 5.9% 늘었으나 대면·집합 업종인 숙박·음식점업과 개인서비스업(미용실, 세탁소, 수리점 등) 창업은 각각 5.8%, 6.7% 감소했다.

기업 체감경기도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49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43)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