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부품 3G테크의 장수 비결…"매출 45%는 해외서 올리죠"
창호 하드웨어란 창호에서 유리와 새시 프레임을 제외한 잠금장치 롤러 등 나머지 부품을 총칭한다. 창호의 기능과 내구성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100년 이상 관련 제조기술을 축적한 독일, 이탈리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군림하고 있는 이유다. 충북 음성에 있는 3G테크놀러지는 이런 글로벌 시장의 틈바구니를 뚫고 매출의 약 45%를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3G테크놀러지는 1981년 경기 성남시에서 ‘향상’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했다. 1980년대 세계 최초로 스테인리스 소재의 창호 하드웨어 제품을 선보였다. 2003년에는 중국 톈진에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시장 개척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2세 경영인 이상도 대표(사진)가 톈진법인에 합류하면서 현지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이 대표는 톈진법인 매출의 20%를 밑돌던 중국 내수 판매량을 약 3년 만에 8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에도 3G테크놀러지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독일과 이탈리아 창호 하드웨어 업체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3G테크놀러지는 2013년 매출 1조원 규모의 독일 창호 그룹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같은 해 3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거뒀다. 이어 수출국을 30여 개로 확대해 2018년 5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 이 대표는 “까다로운 유럽 기준보다 두 배 이상 강도 높은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을 가지고 기업마다 각양각색인 디자인과 기능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창호를 살짝 들어서 미는 방식의 LS(lift&sliding) 시스템을 수출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유럽 경쟁사들이 주로 여닫이용 창호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것을 보고 미닫이 부품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무거운 창호를 오랫동안 견뎌낼 수 있도록 LS 시스템의 최대 하중을 500㎏까지 강화했다. 이 대표는 “미국 상위 20개 LS 시스템 제작업체의 80%는 3G테크놀러지의 하드웨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창호 하드웨어 시장 규모는 1000억~1200억원 수준이다. 매출 200억원 안팎의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 세 곳과 이보다 작은 수십 개 업체가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 분야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은 판로가 제한된 내수시장만으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3G테크놀러지와 연관된 글로벌 창호 업체의 제품을 수입해 내수시장에 공급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