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은 언택트(비대면)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SK C&C와 ‘디지털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규완 디지털전략본부장(오른쪽)과 이석진 SK C&C 채널앤마케팅 그룹장이 행사에 참여했다.  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은 언택트(비대면)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SK C&C와 ‘디지털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규완 디지털전략본부장(오른쪽)과 이석진 SK C&C 채널앤마케팅 그룹장이 행사에 참여했다. 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영업과 기업 문화 전반에서 언택트(비대면) 요소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보험 가입자를 위한 디지털 비대면 상품 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직원 채용이나 교육까지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다. 앞으로 정보기술(IT),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경영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원하는 시간만큼 車보험 비대면 가입

현대해상은 비대면 채널에서도 금융 소비자의 요구를 채워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2017년 업계 최초로 출시한 휴대전화 직접 서명 인증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보험 계약을 할 때 종이 서류에 서명하는 것과 같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직접 서명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하이카 다이렉트자동차보험,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 등 현대해상 인터넷전용 보험상품 가입자가 대상이다. 공인인증 전자방식 서명 대신 이를 택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출시한 ‘하이카 타임쉐어 자동차보험’도 세간의 호평을 받은 언택트 보험 상품 중 하나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시간 단위로 온라인에서 가입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자동차나 렌터카를 단기간 운전할 때 운전자가 직접 가입하는 자동차보험이다. 운전을 할 때마다 최소 6시간부터 최대 10일(240시간)까지 원하는 기간 동안 모바일 앱을 통해 간편하게 들 수 있다. 운전자가 가입한 즉시 보장이 시작되는 게 특징이다. 차량 소유주가 하루 전날까지 단기운전자확대특약이나 1일 단위 원데이 상품에 가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 셈이다. 현대해상은 예정된 운전 시간을 설정해 미리 가입할 수 있는 기능도 업계 최초로 추가했다. 나욱채 현대해상 자동차상품파트장은 “차량을 소유하기만 하던 과거와 달리 차량을 공유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반영해 개발한 보험”이라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경쟁력 있는 디지털 상품 개발을 위해 다른 업체와의 협업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SK C&C와 ‘디지털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해상은 SK C&C와 함께 보험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한 신사업 발굴에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글로벌 트렌드를 공유하기 위한 정기 협의체도 운영한다. 두 회사가 협업 중인 스타트업에 금융·ICT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규완 현대해상 디지털전략본부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에 디지털은 필수 요소가 됐다”며 “다양한 경험과 통찰력이 있는 여러 기업과의 협업으로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도 넓혀 가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위한 온라인 채널인 ‘디지털파트너센터’도 열었다. 이 센터를 통해 핀테크업체와 소통하며 사업 제휴, 신기술 적용, 투자유치 등 다방면으로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지털파트너센터는 현대해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서 접근성을 높였다.

채용도 ‘언택트’…AI가 면접보기도

현대해상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직원 채용과 교육에서도 언택트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신입사원 채용에 온라인 인공지능(AI) 면접 전형을 도입했다. 지난달 공개채용에서 6급(전문대졸)부터 이를 적용했다. 기존에 면접위원들이 연수원에서 진행했던 1차 대면 면접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AI면접으로 대체했다. 서류전형에 합격한 지원자는 본인의 PC나 노트북을 활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I 면접 도입에 앞서 여러 차례의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신뢰도도 검증했다. 질문 난이도 및 변별력, 사용자 편의성 등을 모두 고려해 모집 직무에 가장 적합한 역량 있는 지원자를 선발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진한승 현대해상 인사파트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빅데이터 기반의 AI면접으로 지원자의 잠재 역량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채용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취업 지원자가 이동을 불편함을 겪거나 감염을 우려하는 일도 줄어들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직원 교육도 올 들어 온라인 영상 교육으로 대체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보험설계사(하이플래너) 영업 교육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유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채널로 금융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보험업계 전반에 비대면 영업과 기업 문화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다양한 언택트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고객 만족을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