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 "오늘 저녁은 삼겹살 파티"…돈으론 못사는 면역력, 豚으로 채워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역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제품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자주 먹는 음식 중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식품은 돼지고기다.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아연·철분뿐만 아니라 류신, 라이신 등 아홉 가지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돼지고기에는 면역력을 높이고 항산화 효과를 내는 셀레늄도 육류 중 가장 많이 함유돼 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국내산 돼지고기 한돈은 ‘면역푸드’일 뿐 아니라 입맛을 돋우기에도 제격”이라며 “코로나19 사태에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을 때 여러 가지를 함께 섭취한다. 삼겹살이나 보쌈을 먹을 때는 마늘과 김치를 곁들이고, 제육볶음을 해 먹을 때는 양파를 넣는다. 이런 한국인의 식단이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돼지고기에는 비타민B1(티아민)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B1이 마늘과 양파, 생강 등에 함유된 알리신과 결합하면 알리티아민이라는 물질이 형성된다. 알리티아민은 비타민B1의 흡수를 10~20배 높여주는 기능이 있다.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피로를 해소하도록 도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국산 돼지고기가 오랜 시간 한국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또 다른 이유는 남녀노소 부담 없이 높은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신체적인 소화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영양 섭취가 중요한 영·유아와 고령층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야 하는 동시에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도 섭취해야 한다. 고령층이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녹내장을 예방할 수 있고 관절염도 완화할 수 있다.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노인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권장량의 40%에 불과하다. 60세 이상의 노인은 체내 단백질 자체가 부족하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독감이나 노인성 질병에 걸리기 쉽고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어린이들은 단백질이 부족하면 수족구병이나 독감 같은 감염에 취약해진다. 성장기인 만큼 동물성 단백질이 몸에 꼭 필요하다. 최근 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상처를 낫게 하는 데 효과적인 아연이 들어간 식품을 챙기는 것이 유행이다. 돼지고기는 아연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평소에 풍부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게 한돈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어린아이와 노인만 돼지고기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93%는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다. 비타민D는 주로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만성적인 피로를 해소하고 면역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돼지고기 지방에는 비타민D가 풍부하다. 특히 돼지기름인 라드(lard)는 하루 100g만 섭취해도 하루 비타민D 권장량의 네 배를 충족할 수 있다.

이영은 대한영양사협회 회장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면역력 증진이 필수인 만큼 면역세포의 원료가 되는 아르기닌, 류신, 라이신 등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고단백 식품을 많이 섭취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인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섭취하는 돼지고기는 가성비가 높은 면역력 증진 식품”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