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이어 세탁기에도 ‘대형화’ 경쟁이 불붙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달 국내 최대 용량인 24㎏짜리 세탁기를 내놓고 본격적인 판매 경쟁에 들어간다. 두 회사는 많은 빨래나 큰 이불 등을 한 번에 세탁하길 원하는 소비자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프리미엄·대용량 제품으로 정체된 세탁기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일 국내 최대 세탁 용량인 24㎏짜리 세탁기를 출시한다고 각각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그랑데 AI’와 LG전자의 ‘LG 트롬 세탁기 씽큐’다.

세탁 용량은 커졌지만 외관 크기는 기존 제품과 같은 게 공통 특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21㎏ 대비 세탁통의 부피가 10% 이상 커졌다”며 “넓어진 공간엔 100g 무게의 수건 약 30장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관 크기를 그대로 유지해 기존에 나온 제품처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두 제품엔 인공지능(AI) 기능을 넣어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게 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세탁물 무게와 오염도를 감지해 세제·유연제의 양과 세탁·헹굼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AI 맞춤세탁’ 기능을 강조했다. LG전자 역시 의류 무게를 감지하고 재질을 확인하면 최적의 세탁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가전시장에서 위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짐에 따라 두 회사는 ‘건강관리’를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세탁조뿐만 아니라 도어 프레임까지 위생적으로 관리해주는 ‘무세제통세척+’ 기능과 유해세균을 99.9% 없애주는 ‘삶음 세탁’을 신제품의 강점으로 꼽았다.

LG전자는 세탁통 내부의 옷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리프터를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서 스테인리스 소재로 바꿔 위생을 더욱 강화했다. 또 통살균 기능을 실행하면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간균이 99.99% 제거된다고 강조했다.

출시일은 LG전자가 이번 주말, 삼성전자는 이달 말이다. 가격은 LG전자 제품이 170만~180만원, 삼성전자 세탁기는 204만9000원이다. 두 제품 모두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이어서 구매액의 1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큰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와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을 키우려는 업체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며 “대용량 세탁기 경쟁이 봄 가전시장에서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