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건다면 ‘U’자나 ‘L’자형 경기 반등에 걸겠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가 내년 말까지 침체를 겪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고먼 CEO는 “글로벌 경기가 V자형으로 급격히 회복되기를 희망하지만 실제로 도시와 공장의 가동을 재개하는 데는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재개에 대해 “동전을 뒤집는 것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와 기업들이 정상화되고 모든 사람이 다시 안전하다고 느끼게 되려면 몇 달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전년 동기보다 30% 줄어든 17억달러의 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고객 편지’를 통해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가 지속됨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리엇은 “세계 경제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깊은 침체를 맞이하고 있다”며 “우리 직감에 따르면 세계 증시가 2월 고점에서 50%나 그 이상 하락하는 게 주가의 궁극적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올해 2월 12일 고점에서 17% 하락한 상태로 마감됐다.

엘리엇이 운용하는 펀드들은 올 1분기 약 1~2%의 수익률을 보였다. 헤지펀드리서치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체 헤지펀드는 평균 8%가량 손실을 봤다. 폴 싱어 엘리엇 CEO는 지난 2월 미국에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임직원에게 “약 한 달 동안의 격리 조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