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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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산업금융채권(산금채) 수출입금융채권(수은채) 주택저당증권(MBS)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금융회사로부터 환매조건부채권(RP)을 무제한으로 매입하기로 결정한 데 이은 추가 유동성 공급조치다.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공개시장운영을 위한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산금채 △수은채 △중소기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MBS를 포함하는 내용의 공개시장운영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은이 단순매매 대상 증권을 확대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공개시장운영은 한은이 금융기관을 상대로 증권을 사고팔아 시중 유동성과 금리 수준에 영향을 주는 통화정책 수단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은은 오는 14일부터 실시된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불안이 심화될 경우 이들 특수은행채를 단순매입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의 회사채 등 신용채권 매입 재원 조달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실물부문으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산은채 등 특수은행채 매입으로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면 특수은행들은 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한은 금통위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대상증권과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예금보험공사 발행채권도 포함하는 내용도 이날 의결했다. 한은은 지난달 RP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이른바 '한국형 양적완화'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통위는 연 0.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상당하지만 지난달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린 만큼 그 효과를 지켜보자는 판단에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