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소송' 논란 한화손보 "고개 숙여 사과…구상금 청구 안 한다"
한화손해보험이 최근 국민청원에 올라온 초등학생 A군을 대상 소송 제기 논란과 관련해 25일 공식 사과했다.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최근 국민청원에 올라온 초등학생에 대한 소송 관련해 국민 여러분과 당사 계약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사고 상대방(A군의 아버지)이 무면허, 무보험 상태였기에 당시 사고로 부상한 제3의 피해자(차량 동승인)에게 2019년 11월 당사는 손해 전부를 우선 배상했다"며 "이미 지급한 보험금 중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구상금 변제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송이 정당한 법적 절차였다고 하나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미리 당사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회사는 소송을 취하했으며 향후에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손보는 또 A군이 성년이 되면 절차에 따라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미성년 자녀의 모친이 직접 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적절한 방법이 없어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제라도 정당한 권리자가 청구를 하거나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방법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화손보는 지난 23일 한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에서 초등학생 A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소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어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판에는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왔으며 이날까지 약 15만명이 참여했다.

A군의 어머니(베트남인)는 현재 연락이 두절됐고 한화손보는 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을 각각 A군(6000만원)과 A군 어머니(9000만원)에게 4대6 비율로 지급했다. 그러나 A군 어머니가 연락이 되지 않아 9000만원의 보험금을 6년째 보유 중이다.

문제는 한화손보가 교통사고 당시 상대 차량 동승자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보험사가 쓴 돈 5300만원 중 약 2700만원을 A군에게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법원은 A군에게 한화손보가 요구한 금액을 갚고 못 갚을 시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는 이행권고결정을 내렸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