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6조 발행…지역화폐 봇물
코로나發 국비지원 이뤄지면서
지자체 193곳서 지역화폐 출시
정작 피해 가장 심한 대구는 없어
소비 진작효과 검증 안됐는데…
'비대면 시대' 모바일 결제 안되고
오프라인 매장서만 사용 가능
부산에 사는 직장인 최주은 씨(28)는 출근길에 회사 1층 카페에서 지역화폐인 ‘동백전’ 카드로 커피를 산다. 점심을 먹을 때와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살 때도 마찬가지다. 결제액의 10%를 되돌려받는(캐시백) 혜택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캐시백 혜택으로 무장한 지역화폐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지역화폐는 지자체가 해당 지역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발행해 유통하는 화폐를 말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동백전 등 ‘10% 캐시백’ 으로 사용자 유입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화폐 발행 예산을 크게 늘렸다. 부산시는 지난해 말 지역화폐 동백전을 출시했다. 지역 내 영세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결제액의 10%를 돌려준다. 10% 캐시백 혜택은 지난 1월 말까지만 유지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6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캐시백 혜택에 힘입어 동백전은 지난 1일 기준 가입자 수 29만 명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올해 동백전 발행 규모는 3000억원”이라며 “국비를 지원받아 1조원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17일 국회를 통과한 추경안에는 4개월간 한시적으로 3조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추가 발행하고 이 중 8%를 국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본예산에서 계획한 발행 규모(3조원)를 6조원으로 두 배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대규모 국비 지원이 이뤄지면서 지자체들은 잇따라 지역화폐를 출시하고 있다. 현재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자체는 전국 193곳으로, 이들이 발행한 지역화폐는 지난해 2조3000억원에 달했다. 지역화폐도 발행하는 데 비용이 든다. 총 발행액의 최대 16% 정도다. 상품권 형태의 경우 인쇄비, 카드·모바일형은 발급 비용과 시설 투자 비용, 제휴 업체 수수료 등이 필요하다. 추경 통과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가 났던 할인율은 6월까지 모두 10%로 늘어난다. 문제는 지자체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 지자체가 부담하는 지역화폐 발행 비용은 전체 발행액의 최대 8%에 달한다.
지역화폐 3년…경기부양 효과 “글쎄”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각 지자체의 대책도 지역화폐 발행을 늘리는 방향으로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화폐가 지역 소비를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 예비심사보고서도 “지역화폐 사업이 수행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경기부양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작 가장 필요한 곳에 돈이 뿌려지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대구엔 지역화폐가 없다. 경북 역시 23개 기초자치단체 중 여덟 곳이 지역화폐를 발행하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경북에서 가장 많은 경산시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결제가 안 되는 것도 단점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외출 자체를 꺼리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의 오프라인 일부 상점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로 소비가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사태가 진정된 뒤 소비가 급격히 몰리면서 ‘오버슈팅(과도한 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대책이라지만…
최근 각 지자체는 종이형 지역화폐보다 체크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를 발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카드형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1조9085억원으로 종이형(1조1195억원)과 모바일 전용(1249억원)에 비해 컸다. 지자체는 가맹점 확보의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이유로 카드형 지역화폐를 선호한다. 이미 구축돼 있는 카드 결제망을 쓰면 되기 때문이다. 카드형은 일반 체크카드와 마찬가지로 결제액의 1.1% 안팎의 가맹점 수수료가 발생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이라면서 지자체가 국비를 지원받아 체크카드 형태로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가가치세 면제 등 실질적으로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소비쿠폰 형태로 돈을 뿌리는 건 소비승수가 거의 없다”며 “이보다는 부가가치세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면제해주는 등의 감세정책이 소비 진작과 자영업자 지원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본토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환자가 사흘째 ‘0명’이라고 발표했다. 20일 하루 새 추가 확진자는 41명으로 집계됐으나, 모두 외국에서 입국한 사람들이라고 정부 당국은 설명했다. 2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0일 하루 동안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는 41명이고 신규 사망자는 7명이었다고 전했다. 신규 확진자는 모두 해외에서 입국한 역유입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보건 당국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이 14명으로 가장 많고 상하이 9명, 광둥(廣東)성 7명, 푸젠(福建)성 4명 등 순이다. 역유입 환자는 지난 18일 34명, 19일 39명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까지 역유입 누적 확진자는 269명이다. 신규 사망자 모두 후베이(湖北)성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중국 본토의 누적 확진 환자는 8만1008명이고 사망자는 3255명이다.▶ 한국경제 '코로나19 현황' 페이지 바로가기https://www.hankyung.com/coronavirus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경찰의 경고에도 무분별하게 돌아다니는 프랑스인이 늘어나자 당국이 칼을 뽑았다.안 이달고 파리시장과 디디에 랄르망 경찰청장은 20일(현지시간) 파리 주요 산책로와 잔디밭 등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리 시내 복합 군사문화시설인 앵발리드, 마르스 광장 등의 잔디밭과 센강 양쪽 둔치 이용이 막혔다.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경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이들이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행동을 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프랑스는 지난 17일부터 보름간 전 국민을 상대로 이동과 여행을 자제시키고 있다. 생필품을 구하거나 병원에 가는 경우에도 이동증명서를 지참하게 했다. 시내 대부분의 광장도 이미 닫았다.그럼에도 프랑스 시민들은 정부 지침을 무시하고 돌아다니고 있다. 광장이나 잔디밭에 모여 산책을 하거나 햇살을 즐기는 일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 주요 광장이 폐쇄되자 센강 주변이나 루브르 박물관 앞 등 잔디가 깔린 곳이라면 어디서나 삼삼오오 모여 햇살을 즐기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타인과 밀접한 접촉을 지속하고 있다.남부 휴양도시인 니스에서는 통행금지라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광장을 폐쇄해도 어떻게든 밖으로 나오고 타인을 만나는 이들이 많다보니 아예 집 밖으로 나오는 행위를 금지한 것이다. 니스에서는 이날 오후 8시부터 모든 시민의 외출이 금지됐다.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기준 1만2612명으로 전날(1만995명) 대비 15%, 1617명 증가했다. 확진자 중 1297명은 상태가 심각하며 사망자는 하루 새 78명 늘어난 450명으로 집계됐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