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태 캠시스 대표가 회사가 생산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박영태 캠시스 대표가 회사가 생산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규격화된 부품) 등 제조업체인 캠시스가 스마트폰 대중화·고도화로 ‘성장 날개’를 달았다. 캠시스가 삼성전자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다. 당시 갤럭시 S2의 전면과 후면에는 1개씩 카메라 렌즈가 달렸다. 현재 출시를 앞둔 갤럭시 S20엔 전면 1개, 후면 4개 등 모두 5개가 장착된다. 렌즈 개수뿐만 아니라 사진 품질을 결정하는 화소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화됐다. 후면 카메라 기준 갤럭시 S2는 800만 화소, 신작은 1억800만 화소를 지원한다. 스마트폰용 전용 카메라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모듈 가격도 올랐다. 캠시스는 올해 S20 등 국내외 갤럭시 예상 판매량 등을 감안해 매출 1조원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는 “지난해 베트남 공장을 증설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올해 수주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며 “초소형 전기차 등 신사업 부문도 손익분기점을 깨고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메라 모듈 기업 변신

캠시스의 모태는 1993년 설립된 선양테크다. 당시엔 반도체장비가 주력이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부문을 키우면서 카메라 모듈 기업으로 변신했다. 카메라 매출 대부분은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에서 나온다. 사명인 캠시스도 ‘카메라 모듈 시스템(camera module system)’에서 따왔다.

똑똑한 스마트폰 '눈'으로 승부…매출 年25% '쑥'
캠시스가 올해 실적 성장을 자신하는 건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고도화하면서 단위당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 판매량 자체는 비슷하더라도 탑재하는 후면 카메라 수가 쿼드(4개)까지 점차 늘면서 단가가 개선됐다”며 “부품 평균 판매단가(ASP)가 2년 전과 비교해 1.5배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리며 부품 판매단가뿐 아니라 수량도 증가했다. 2018년 기준 캠시스의 카메라 모듈 한 달 평균 생산 물량은 1300만 대였다. 지난해 말엔 2100만 대로 늘었다.

박 대표는 “물량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생산시설을 갖춘 게 수주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캠시스가 올 들어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의 14%가량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9%보다 5%포인트 늘었다.

R&D 시설을 생산지인 베트남으로 옮겨 R&D 경쟁력을 높인 것도 수주 확보의 원동력이 됐다. 국내 제조기업이 한국 본사가 아니라 베트남에 R&D 거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례적이다.

“전기차 분야로 사업 다각화 추진 중”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신사업도 키우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 부문이 대표적이다.

박 대표는 “2012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단일 거래처, 단일 품목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바꿔보자는 계획을 세웠다”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시장이 옮겨갈 것으로 보고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캠시스는 전기차 가운데서도 배터리를 포함해 600㎏ 이하의 초소형 전기차 개발·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브랜드가 잘 뛰어들지 않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초소형 전기차는 철저히 이동 수단이라는 본질에만 집중해 가격을 최대한 낮춰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기존 자동차 기업들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쉽사리 뛰어들 수 없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캠시스는 지난해 6월 말 첫 초소형 전기차 제품인 ‘쎄보(CEVO)-C’를 내놨다. 올해도 두 개 차종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배달용, 1인 출퇴근용, 공장이나 캠퍼스 내부 운행용 등 틈새 시장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박 대표는 “판매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영업망을 가진 기존 업체들과 협의 중”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만큼 신사업 부문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