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찬 매직에듀 대표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어린이 안전교육 사운드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이건찬 매직에듀 대표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어린이 안전교육 사운드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이건찬 매직에듀 대표는 2015년 세계 최초로 ‘소리 나는 학습 매트’를 개발했다. 바닥에 까는 매트 표면에 한글과 알파벳, 숫자 등 6개 언어와 2500여 개 콘텐츠를 담아 소리펜으로 매트를 누르면 다양한 내용이 나온다. 영업을 위해 전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니던 이 대표는 일선 유아교육 현장에서 어린이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유아 대상 안전교육은 필수적이지만 이렇다 할 교재와 매뉴얼이 없어 교사들이 인터넷을 뒤져 짜깁기해 교구를 제작하는 등 주먹구구식이었다. 문제의식을 느낀 이 대표는 2년여 개발에 매달려 지난해 말 국내 최초의 어린이 안전교육 사운드북을 내놓았다. 출시 두 달 만에 전국 500여 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이 교재를 채택하고 있다.

그림 노래 등 631개 콘텐츠 담아

매직에듀 "유아 안전교육, 그림·노래로 쉽게 해요"
‘우리는 안전 UP 어린이’ 사운드북은 교육부의 학교안전교육 7대 표준안을 토대로 기획했다. 생활 속 안전을 비롯해 교통, 폭력 예방, 재난 보호, 응급 처치 등 23개 주제로 구성하고 631개 콘텐츠를 담았다. 스마트폰 중독을 방지하고 성폭력에 대처하는 등 최근 추세를 반영한 내용도 넣었다. 이 대표가 직접 작곡한 노래들도 수록했다.

교사가 달걀 모양의 소리펜으로 사운드북 표면을 터치하면 해당 부분에 저장된 콘텐츠가 말과 노래, 효과음으로 들린다. 놀이기구 안전콘텐츠엔 “놀이기구를 타다가 고장나면 안전벨트를 풀지 말고 기다리세요” “놀이동산에서 부모님을 잃어버렸다면 움직이지 말고 어른을 찾아 도움을 받으세요” 등 다양한 상황 교육 메시지를 담았다.

이 대표는 “유아의 집중 시간이 짧은 것을 고려해 그림과 소리, 노래를 다각적으로 활용해 학습 효율성을 높였다”며 “복잡한 안전교육을 쉽고 재밌게 가르칠 수 있어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조달청 벤처나라의 벤처창업 혁신조달상품으로 등록됐다. 유치원 원장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 증가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교육부 산하 공익법인인 한국안정교육협회와 협력해 안전교육 수료증을 주며, 수익 일부는 아동안전 공익사업에 기부한다.

층간소음 매트를 학습 장난감으로

매직에듀는 커피회사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이 대표가 2013년 ‘층간소음 매트를 학습 장난감으로 활용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 착안해 창업했다. 15억원을 투자해 만든 ‘옐리매트’는 표면에 전집 150권 분량의 교육 콘텐츠를 넣고, 매트 속엔 이를 담은 OID(optical ID) 코드를 심었다. 언어를 영어로 설정하고 소리펜으로 매트 앞장의 A 부분을 누르면 원어민 교사가 ‘에이’ ‘ant(개미)’ 등 관련 영어 단어를 읊어준다. 뒷장엔 세계지도를 그려넣었다. 아르헨티나를 누르면 ‘수도는 부에노스아이레스예요. 국민들이 축구를 좋아한답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국가(國歌)가 흘러나온다.

옐리매트는 일본과 중국, 미국, 싱가포르 등 7개국에 수출하는 데 가격이 비싼 편이라 중산층 이상 가정에서 수요가 높다. 이 대표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테스트 결과 층간소음 60% 저감 효과가 있다”며 “특허받은 전 세계 최초의 학습용 놀이매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 기술력에 증강현실을 접목해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고 노년층을 겨냥한 치매 예방 교육교재를 내놓아 회사 수익모델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