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미국으로 휴가를 떠나며 현금을 환전하지 않았다. 그 대신 모바일 앱을 이용해 필요한 경비를 외화계좌에 환전해 뒀다. 평소에는 해외 결제 수수료가 아까워서 현금을 주로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방문하는 곳마다 ‘외화 체크카드’만 사용했다. 귀국 후에는 남은 돈을 금리가 높은 외화예금으로 예치했다.

외화계좌에서 쓰는 금액만큼 인출되는 체크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대 2%에 달하는 해외 카드 수수료를 없애거나 낮춘 것이 특징이다.

타깃은 환전 시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해외여행족(族)’이다. 많은 여행자는 분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량의 현금을 환전해 간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8월 ‘글로벌월렛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를 발급받으면 달러·유로·엔·위안화 등 총 6개 통화의 외화예금을 개설할 수 있다. 이 중 방문하는 국가의 통화를 선택해 카드에 연결하면 국내에서 체크카드를 쓰듯 사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 결제해도 수수료 없이 결제액만큼만 인출된다. 하나은행은 ‘글로벌페이 체크카드’, 신한은행은 ‘체인지업 체크카드’를 내놨다. 두 상품 모두 달러 결제 시 수수료가 면제되고 결제액만큼 달러 계좌에서 인출된다.

외화 체크카드는 해외 결제가 가능한 기존 체크·신용카드 상품과 다르다. 해외 결제 가능 카드를 사용하면 원화계좌에서 결제액만큼 현지 통화로 환전돼 계좌에서 인출된다. 결제 시점에 환율이 안 좋으면 예상치 못한 금액이 빠져나가곤 한다. 별도의 수수료도 붙는다.

남은 금액을 외화계좌에 예치해 ‘환테크’를 할 수도 있다. 외화예금으로 옮겨 관리하다가 환율이 유리할 때 이자와 함께 되찾으면 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