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는 19일 발간한 ‘코로나19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가 아태 지역의 인구 이동, 공급망, 무역, 원자재 가격 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한국은 인구 이동 감소와 (제품 및 서비스) 공급망 차질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S&P는 한국 외에도 아태 지역 주요 국가들의 전망치도 일제히 낮췄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은 5.7%에서 5.0%로 0.7%포인트 떨어뜨렸다. 홍콩은 0%에서 -1%로, 싱가포르는 1.5%에서 0.5%로 1%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아태 지역 전체 성장률 전망치는 4.8%에서 4.3%로 끌어내렸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S&P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내년 2.8%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韓성장률 전망 잇단 하향…금리인하 힘 실리나
JP모간·무디스 등 비관적 예측


S&P "올 韓성장률 2.1%→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늘고 있다. 해외 주요 기관들이 줄줄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가운데 급기야 성장률이 1%대 중반대까지 급락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해외 기관 중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간이 이달 초 2.3%에서 2.2%로 낮추며 한국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 17일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떨어뜨렸고, 하루 뒤인 18일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이 작년(2.0%)보다 낮은 1.8%의 전망치를 내놨다. 19일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주요 기관 중 가장 낮은 1.6%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해외 기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수습 국면에 진입하면 한국 경제도 서서히 회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반대 상황이 나타나면 한국의 성장률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노무라는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 한국의 연간 성장률은 0.5%, 1분기 성장률은 -2.9%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해외 기관들은 한국의 자동차, 정유, 철강, 화학 등 제조업종 기업들이 특히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원자재 구매 등 중국 사업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등 일부 업체는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조달받는데 차질이 생기자 국내 생산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유통업체 역시 소비심리 위축으로 고전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S&P는 이날 이마트의 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란 해외 기관들의 관측도 늘고 있다. S&P는 한국은행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해 기준금리를 연 0.75%까지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연 1.455%까지 반등했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내리막을 타며 이날 연 1.284%까지 주저앉았다. 이날 장중 한때 기준금리(연 1.25%)보다 아래인 연 1.24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