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년만의 시련' 연구결과…경제성장·임금 억제될 듯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IT호황 종식·브렉시트 불확실성 탓"
브렉시트 단행한 영국에 산업혁명 후 최악의 생산성 둔화
산업혁명을 주도해 글로벌 생산성 향상에 불을 댕긴 영국이 250년 만의 생산성 증가세 둔화를 겪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충격이 현실화하기 전에 나타난 현상으로 향후 영국 경제가 겪을 고충이 작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영국 서식스대 니콜라스 크래프츠 교수와 러프버러대 테런스 밀스 교수는 이번 주 발간되는 국립경제연구소리뷰(NIER)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블룸버그 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논문에 따르면 2018년까지 10년간 영국의 연평균 생산성 증가율은 0.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보다 20% 정도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영국의 생산성 증가세가 종전 최악의 시기인 1971∼1981년보다 2배 가까이 둔화한 데다가 평균 -0.13%를 기록한 산업혁명기이던 1760∼1800년 이후 전례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생산성은 노동자의 시간당 생산량을 따져 산출하는 지표다.

생산성이 높아져야 전체 경제활동의 규모인 국내총생산(GDP)이 커지고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임금도 많아진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영국 생산성의 전례 없는 둔화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정보통신 기술 호황기의 종식, 브렉시트 후 찾아올 불확실성 등 3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이뤄진 눈부신 기술 발전 덕분에 생산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2008년 이후 10년 동안은 생산성 향상이 직전 시기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어떻게 꽃을 피우느냐에 따라 영국에서 다시 새로운 혁명에 불이 붙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브렉시트까지 겹치면서 영국 기업으로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돈과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데 대부분의 노력을 할애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브렉시트 후 무역장벽 악영향 때문에 영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아 2023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의 반 토막인 1.1%에 그칠 것이라고 지난주에 관측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