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물동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출이 전년 대비 10.3%, 수입이 6.0% 급감한 영향이다.

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항만 물동량은 16억3788만t으로 전년(16억2466만t) 대비 0.8% 증가했다. 이 중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은 2912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로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항구에서 컨테이너를 옮겨 싣는 환적화물 물량이 1223만TEU로 1.3% 증가한 반면 수출입화물 물량 증가율은 0.3%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비(非)컨테이너 화물 처리 물동량은 10억6398만t으로 0.2% 증가했다.

전국 항만 물동량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5% 감소한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의 환적화물 유치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한 2014년(3.2% 증가)부터는 증가율이 3% 안팎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입이 급감하면서 증가세가 꺾였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여건 악화로 한국의 수출입이 둔화된 데다 글로벌 무역 규모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항만별로 보면 부산항 물동량은 전년(2166만TEU)보다 1.1% 증가한 2191만TEU로 집계됐다. 부산항 환적화물 증가율이 1.4%로 전년(11.3%)보다 급격히 둔화되면서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광양항 물동량은 전년(240만TEU) 대비 1.3% 감소한 238만TEU, 인천항은 태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 교역량 감소 영향으로 전년(312만TEU)보다 1.1% 줄어든 309만TEU로 조사됐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