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협력회 정기총회 참석자들이 ‘상생협력’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협력회 정기총회 참석자들이 ‘상생협력’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협력사 지원·육성을 위해 5대 추진 과제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협력사 경쟁력 강화, 프로세스 혁신, 인력 육성 지원, 자금 지원, 차세대 기술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협력사의 경쟁력이 ‘상생’의 토대가 돼 LG전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술 노하우 적극 전수

LG전자는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영 및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적극 전수한다. 또 협력사가 제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생산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지원 중이다. 협력사는 LG전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우수 품질의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지원 활동 중 하나로 국내 협력사가 생산라인을 자동화하고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협력회사별로 공장 전체 설비, 공정, 물류 등을 분석해 자동화 과제를 발굴하고 적용한다. 예컨대 협력사가 부품 투입, 라벨 부착, 박스 조립 등의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설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효과는 작지 않다. 협력사 근로자 1인 기준 시간당 생산량은 최대 550% 향상됐다. 설비 구축 외에 협력사가 자체적으로 자동화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력 육성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LG전자는 협력사와의 정보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수요관리, 생산관리, 구매·자재관리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 시간을 약 58%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대상과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지원 범위를 해외에 함께 진출한 협력사까지 확대했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으로 최고 수준의 제조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부품 제조 단계부터 협력

개발 단계부터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부품 제조에 관한 다양한 경험이 있는 협력사와 협업해 신기술과 신공법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서다. 부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성과도 나온다. LG전자는 기술 특허를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개방해 협력사 연구개발(R&D) 역량이 향상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LG전자 동반성장 아카데미’도 대표적인 상생협력 프로그램이다. 협력사 인적 자원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 시작됐다. LG전자는 사출성형, 채권관리, 채용면접 기법 등 협력사의 경영·생산성·품질 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과목 90여 개를 운영 중이다. 2017년부터는 전기자동차 등 신사업과 연계한 자동차 품질 시스템, 글로벌 부품 개발 프로세스 등 자동차 품질교육 과정도 신설했다.

○협력사 기술 보호에 발벗고 나서

LG전자는 협력사의 핵심 기술 보호에도 발 벗고 나선다. ‘기술자료 임치제도’가 좋은 사례다. 기술자료 임치제도란 협력사의 핵심 기술자료를 신뢰성 있는 정부기관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보관하는 것이다. 협력사는 기술유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대기업은 해당 협력사의 파산·폐업 때도 해당 임치물을 활용할 수 있다. 기술임치를 위한 비용은 전액 LG전자가 부담하고 있다.

LG전자와 협력사는 2013년부터 꾸준히 ‘협력회 정기총회’를 열어 1년 동안의 주요 협력 성과를 공유한다. 소통을 늘리고 상생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협력회는 LG전자와 협력사가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기모임이다. 협력사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해 운영한다. 협력회는 △사출 △금속가공 △모듈 △회로소재 등 총 4개 분과를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각 분과는 분기별로 분과위원회를 열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공통적인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LG전자는 협력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 지원 △무이자 자금 지원 △신기술·신공법을 적용한 부품 개발 지원 △무료 교육 지원 등 상생협력을 위한 다양한 지원도 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이 정기적으로 협력업체를 방문해 임직원들 목소리를 직접 듣고 회사 전략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며 “진정한 상생협력을 이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