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장단에게 과거의 성공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로 변모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위닝컬처(이기는 문화)가 조직 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서울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새해 첫 롯데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해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며 최근 롯데의 경영성과에 대한 성찰과 함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촉구했다.

롯데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 실적 부진과 다른 부문의 성장 둔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신 회장은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게임 체인저가 되자"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상황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신 회장은 "저성장이 뉴 노멀이 됐다"며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할 전망이고 고령화·저출산·양극화·환경문제 심각화 등 전 사업 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 회장은 또한 적당주의에 젖어 현재 상태에 안주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로 성장해 왔지만, 오늘날도 그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 직원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도전해 나가는 위닝컬처(이기는 문화)가 조직 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든 사업 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자원 배분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을 재검토하되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 달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대규모 임원인사 단행에 대해 신 회장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는 2018년부터 매년 두 차례 VCM을 개최하고 있다. 상반기 VCM은 전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번 VCM에는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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