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개정 산안법 시행
경영계, 모호한 규정 우려 목소리
"작업중지 명령 요건 구체화해야"
정부가 올해 전국 1만 곳 이상의 건설현장을 집중 근로감독한다. 16일부터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는 데 따른 조치다.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건설현장 일제 점검 차원이지만 경영계에서는 처벌이 대폭 강화된 개정법에 따라 대규모 형사처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현장 근로감독 두 배 늘린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전국 건설현장 35만여 곳 가운데 7만여 곳의 산업안전 감독을 예고하고 이 중 최대 1만3000곳은 집중 감독을 벌이기로 했다. 지난해(7000여 곳)에 비해 두 배가량 확대하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방 고용노동청의 산업재해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산재 발생 위험이 높은 사업장을 선별해 감독을 나가기 3주 전 미리 통보할 예정”이라며 “3주간의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것은 위험요인의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산안법은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협력업체 근로자인 김용균 씨가 사망한 것을 계기로 개정됐다.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로, 하청업체 근로자 안전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한 것이 골자다.

상시근로자가 500명 이상이거나 시공순위 1000위 이내 건설회사의 대표는 안전보건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공사비 50억원 이상 건설공사 발주자는 계획부터 시공까지 단계별 안전보건 대장을 작성해 이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안전 의무 위반 시 처벌은 ‘징역 1년 이하’에서 ‘징역 3년 이하’로 강화했다. 근로자 사망 시에는 최대 징역 7년에 처한다.

정부가 법 시행과 동시에 건설 현장 일제 감독에 나서는 것은 국내 산재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재사고 사망자는 전년보다 116명이 감소한 855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800명대로 내려왔지만 이 중 428명(50.1%)이 건설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영계에서는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처벌 기준이 모호해 건설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도급 근로자 안전조치와 관련한 원청의 지시가 불법파견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고용부는 “안전과 관련한 원청의 지시는 불법파견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경영계는 “현장에서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산재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등으로 규정하고 있는 모호한 작업중지 명령 요건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작업중지 해제 요청 요건 역시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노조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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