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70 연내 출시…전기차도 내년 등판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출범했다. 벤츠와 BMW, 아우디, 렉서스 등이 장악한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네시스는 2015년부터 3년 연속 새 모델을 내놨다. 그 결과 G90와 G80, G70 등 세단 세 종류로 구성된 지금의 라인업이 완성됐다.

제네시스는 꾸준하게 인지도를 높였다. 스포츠세단 G70가 지난해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 호평도 이어졌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2년 연속(2018~2019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계도 있었다. 판매량이 2016년 6만6800대에서 2018년 8만5389대로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8만 대 아래로 떨어졌다. 연간 100만 대 넘는 차를 파는 벤츠나 BMW 등을 따라가기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간 판매량의 약 70%가 국내에 집중되면서 시장 편중 현상이 심하다는 지적마저 제기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17년 이후 신차(완전변경 모델)가 없었고, 모델 수가 적다 보니 성장이 주춤했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 없었던 점도 판매량 정체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GV80 출시로 제네시스 브랜드가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네시스는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 별도 브랜드로 독립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호주와 미국 등지에 전시장도 꾸준히 설치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 시장에도 곧 진출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연내 GV80보다 작은 SUV인 GV70도 내놓는다. 이르면 내년 전기차 모델을 추가한다. 6개 라인업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G80 완전변경 모델과 G70 부분변경 모델도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6개 라인업이 갖춰지고 글로벌 판매망이 확충되면 제네시스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해외 판매를 늘려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15일 GV80 출시 행사에서 제네시스 전용 서비스를 발표했다. 장재훈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고객이 차량을 주문할 때 원하는 개별 사양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유어 제네시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GV80는 사양을 선택해 최대 10만4000종류(색상 제외)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GV80를 시작으로 제네시스 전 모델에 확대 적용된다.

차량에 이상이 생겼을 때 원격으로 진단하고 실시간으로 상담하는 ‘원격진단 기반 상담 서비스’도 시행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