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양반죽 19년째 '이유있는 1등'
올해 즉석죽은 가정간편식(HMR) 분야에서도 주목받은 품목이었다. 가볍고 간편하게 한끼를 먹을 수 있어 바쁜 직장인들이 많이 찾았다.

즉석죽이 인기를 끌자 식품업체들도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었다. 치열한 경쟁에도 이 시장에는 절대강자가 19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원F&B의 즉석죽인 양반죽(사진)이다. 1992년 출시된 양반죽은 2001년부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그 비결은 세 가지다. 국내 최고 수준의 ‘상온 죽’ 기술, 동원그룹 계열사들이 협업해 만든 좋은 원재료, 죽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등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상온 죽 기술은 전복죽 쇠고기죽 야채죽 등 20여 가지 메뉴 모두 전자레인지에 가열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이어졌다. 지난 7월 플라스틱 용기가 아니라 파우치 형태의 양반죽을 내놨다. 이 제품은 ‘저으며 가열하는 공법’을 사용해 쌀이 떡처럼 뭉치거나 질감이 나빠지는 현상이 없다. 동원F&B는 커지는 죽 시장을 보고 지난해 8월 광주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9900㎡ 규모의 양반죽 전용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양반죽 재료도 경쟁력이 높다. 100% 국내산 쌀을 원료로 쓴다. 여기에 동원그룹의 강점인 참치 등 수산물 가공 능력을 활용해 맛을 살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마케팅도 시장 1위 수성에 기여했다. 아플 때나 먹는 음식이라는 죽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동원은 디자인에 신경 썼다. 네 차례 디자인 변경을 거쳐 나온 항아리 모양 용기죽은 곡선미를 강조했다. 10여 년 전부터는 서울 광화문, 여의도 일대에서 ‘양반죽으로 아침먹기’ 캠페인도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이달 초 밝힌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즉석죽 시장 규모는 885억원으로 전년(707억원) 대비 25% 커졌다. 올해는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