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그룹의 핵심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조직도 개편했다. 우선 롯데쇼핑은 현재 사업부문장(BU)-롯데쇼핑-백화점 마트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를 단순화했다. 강희태 부회장이 BU장과 롯데쇼핑 대표를 겸임하고, 계열사는 사업본부 체제로 전환한다. 강 회장이 모든 것을 최종 결정하고 책임지는 체제다. 삼성전자가 대표 아래 3개 사업부문을 두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백화점 마트 슈퍼 등이 백화점사업부, 마트사업부 등으로 바뀌게 된다. 각 계열사가 별도로 갖고 있는 인사, 재무 등의 기능도 통합될 전망이다. 사업본부에는 영업과 마케팅 등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를 다음달 1일 합병한 뒤 기초소재사업부와 첨단소재사업부로 나눈다. 김교현 화학BU장(사장)이 통합법인의 대표로 회사를 이끌게 된다. 기초소재사업부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 첨단소재사업부는 이영준 롯데첨단소재 대표가 맡는다.

2017년 도입한 BU체제는 이날 조직 개편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열사가 사업계획을 짜도 BU와 지주를 거쳐야 했다. 통합법인(쇼핑, 케미칼) 대표의 권한은 강화됐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계열사 간 협업을 위해 지주회사 차원에서 ‘시너지 협의체’를 운영했지만 각 대표이사의 생각이 달라 의사결정이 쉽지 않았다”며 “이번 조직 개편은 속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