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풍경(사진=한국경제 DB)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풍경(사진=한국경제 DB)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을 목전에 두고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외면받은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 세계 매출 1위 공항 면세점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대기업 계열 면세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1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를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구역은 △DF2(화장품·향수) △DF3(주류·담배) △DF4(주류·담배) △DF6(패션·잡화) △DF7(패션·잡화) △DF9(전 품목) △DF10(전 품목) △DF12(주류·담배) 등이다. 현재 대기업 구역 5곳 중 DF2·4·6은 신라면세점이, DF3과 DF7은 각각 롯데·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 구역 3곳 중 DF9은 SM면세점, DF10은 시티플러스, DF12는 엔타스듀티프리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은 매출 2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 세계 면세점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입찰에 나오는 8개 구역 매출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징성이 큰 데다 유동인구가 많아 매출이 어느정도 보장될 가능성이 높아 입찰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사업권 조정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아직 입찰 공고가 나오지 않았지만 대기업 면세점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은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란 입장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격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입찰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높은 임차료 탓에 DF1(향수·화장품), DF5(피혁·패션), DF8(전 품목) 운영을 포기한 후 인천공항에서 점유율이 42%에서 39%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는 지난 10월 "(인천공항 면세점 특허권이) 내년 8월에 끝나는 만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라면세점도 화장품·향수 구역을 중심으로 기존 구역 수성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롯데가 포기한 인천공항 면세점으로 18%까지 점유율을 늘린 만큼 이번 입찰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최근 동대문 두타면세점에 2호점을 내기로 확정한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참전 가능성에 대해 어느정도 열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서울 강남과 강북 진출을 이룬 데 이어 상징성과 매출 확대가 걸린 인천공항 진출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주요 면세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인천공항 입찰 공고를 기다리며 적극적으로 검토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인천공항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높은 임차료에도 불구하고 일부 적자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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