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링 적어도 소고기 최고등급 1++ 받는다
지금보다 ‘마블링’(근내 지방) 함량이 조금 떨어지는 소고기도 다음달부터 최고 등급인 ‘1++’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고기를 유통·판매할 때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등급 기준을 다음달부터 바꾼다고 25일 밝혔다. 소고기 등급제가 개편되는 건 2004년 이후 15년 만이다.

새로운 등급제의 핵심은 ‘마블링이 적어도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로 요약된다. 전체 5개 등급(1++·1+·1·2·3)에서 1++등급과 1+등급의 마블링 기준을 조정한다. 1++등급의 지방함량 기준은 현행 ‘17% 이상’에서 ‘15.6% 이상’으로 낮아진다. 1+등급은 13~17%에서 12.3~15.6%로 하향 조정된다.

농식품부는 또 마블링, 고기색, 지방색, 조직감 등 평가 항목에 각각 등급을 매긴 뒤 이 중 가장 낮은 등급을 최종 등급으로 정하는 ‘최저등급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은 마블링에 따라 예비 등급을 결정한 뒤 고기색과 지방색, 조직감 등에서 결격 항목이 있을 때만 등급을 낮추고 있다.

농식품부는 새 등급제가 시행되면 1++등급을 받기 위한 한우 평균 사육기간이 31.2개월에서 29개월로 줄어 한우 농가의 경영비가 연간 1161억원(마리당 44만6000원)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농식품부는 아울러 숙성고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연도(tenderness)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연도 관리 시스템은 소고기 부위별, 요리 방법별로 숙성 정도에 따른 소비자 선호도를 등급화한 제도로, 미국과 호주에서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