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년째 '여성기업 일자리허브 플랫폼' 잇단 성과

화장품社 비티에스 세웠지만…
전문 R&D인력 구하기 어려워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에 SOS
펩타이드 성분 전문가 채용

年 5억 예산에 총 400곳 매칭
일자리 전문 매니저가
필요한 인력 무료로 찾아줘
IT·바이오 등 女 기술창업 지원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화장품 개발·제조업체 비티에스의 연구실에서 조현정 대표가 여성기업일자리허브를 통해 채용한 신현국 부사장(윗줄 왼쪽)과 최송암 이사(아랫줄 왼쪽), 장한욱 전무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화장품 개발·제조업체 비티에스의 연구실에서 조현정 대표가 여성기업일자리허브를 통해 채용한 신현국 부사장(윗줄 왼쪽)과 최송암 이사(아랫줄 왼쪽), 장한욱 전무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올해로 스물아홉 살인 1991년생 조현정 대표는 음대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전공했다. 2013년 대학 졸업 후 대학원이나 유학을 선택하지 않고 의료컨설팅 및 온라인·모바일 도소매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항상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바이오·건강 분야를 관심있게 살펴보다 그가 꽂힌 건 ‘뱀독(snake venom) 펩타이드’였다. 지난해 2월 비티에스를 설립했지만 제품화는 쉽지 않았다. 20대 후반인 그의 창업 아이디어는 50대인 최송암 기술이사와 신현국 부사장을 만나면서 꽃을 피웠다. 여성경제인협회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여성기업 일자리 허브 플랫폼’을 통해서다.

조 대표는 “두 분 다 10년 이상 뱀독을 연구한 인력이라 사업화와 회사 운영에 결정적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20대 CEO, 50대 전문가의 사업 시너지

신생 여성기업이 경력이 풍부한 연구인력을 채용하긴 쉽지 않았다. 유명 온라인 구인 사이트 및 헤드헌팅 업체를 이용하기엔 브랜드 인지도와 회사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다.

91년생 대표와 67년생 '뱀독 박사'는 어떻게 만났을까

조 대표는 우연히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가 정보기술(IT)·바이오·의료정밀광학 등 여러 분야에서 별도 전문인력군을 확보하고 기업과 연계해준다는 걸 전해 들었다. 지원센터가 2017년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여성기업 일자리 허브 플랫폼’이다.

지난 8월 약학사 출신이면서 오랜 기간 뱀독을 연구해온 최송암 박사를 기술이사로 채용했다. 앞서 신 부사장도 허브 플랫폼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비티에스는 뱀 농장에서 뱀을 가져와 유효한 펩타이드 성분을 분리·정제하고 여기에 직접 배양한 면역세포 추출물, 유산균 등을 첨가해 비누, 기초 화장품, 여성 청결제를 생산한다. 외부 아웃소싱으로 제품을 생산해 고급 피부관리숍, 전문 화장품 매장에 납품한다. 올해 예상 매출은 10억원이다. 직원은 조 대표를 포함해 정규직원 네 명과 계약직 생산 관리책임자 한 명이 전부다.

조 대표는 “내가 각종 정부 지원과 유통 채널 구축, 판매, 자금 등을 맡고 신 부사장과 최 이사가 연구개발(R&D)과 생산을 맡고 있다”며 “사장이 누구냐고 묻는 등 젊은 여성 CEO에 대한 편견이 아직 있지만 외부 미팅에 두 분이 동행하면 든든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많은 연봉을 줄 수 없어 스톡옵션과 판매량 대비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력 ‘매칭’으로 무료 ‘헤드헌팅’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가 2년 전부터 운영하는 일자리허브 플랫폼은 여성기업의 업종 다양화를 지원하고 있다. 음식점 및 도소매업 등 생계형 창업에서 나아가 여성들의 기술창업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상시직뿐만 아니라 특정 프로젝트별로 일감(회사)과 전문인력(개인)을 짝짓는 시도도 눈길을 끈다.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뒤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싶어하는 여성인력, 평생 한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젊은 ‘잡 노마드(job nomad)족’, 임금피크제를 지나 기존 직장에서 이탈하는 고경력 인력이 전문인력 대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이공계 석박사급을 중심으로 한 제조 R&D 분야에서 디자인, 웹프로그래밍, 마케팅, 통역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강지영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성장지원팀장은 “‘일자리 전문 매니저’가 직접 회사 프로젝트에 가장 부합하는 인력을 무료로 찾아주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정부 지원사업, 교육 프로그램 등을 추가로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기업 일자리허브 플랫폼은 연간 5억원의 예산으로 운영된다. 지난 2년간 전문인력 1952명을 확보했고, 구인을 원하는 2298건에 대해 398건의 전문인력을 매칭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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