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0%, 내년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올해 2.4%, 내년 2.5%)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그럼에도 KDI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민간연구소(1.7~1.9%)에 비하면 낙관적이다.

KDI "규제로 민간 활력 떨어졌지만…올해 2% 성장은 가능"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설비투자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정부의 예산 불용 최소화 방침에 따라 정부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4분기 성장률은 3분기보다 높아져 연간 2.0%를 달성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97%를 넘어야 연간 2.0% 성장이 가능하다.

KDI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과 관련,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민간부문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 부진이 제조업 부진으로 이어지고 민간소비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성장세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대내외 수요 위축을 감안하더라도 민간부문의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큰 폭으로 낮아졌다”며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 대외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면 한국 경제 성장세도 소폭 확대될 수 있겠으나 민간부문의 회복세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긴 관점에서 보면 경제를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며 “민간이 경제행위를 하는 데 있어 진입과 퇴출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요건이 마련돼야 하는데 규제에 의해 막힌 부분들이 존재해 민간 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부문별로는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7.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반도체 수요 회복과 기저효과 영향으로 8.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올해 4.1%, 내년 3.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올해 1.9%, 내년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수출액은 올해 9.6% 줄겠지만 내년에는 4.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올해 575억달러, 내년 589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4%, 내년 0.6%로 전망해 저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실장은 “한국은행이 향후 6개월 내 기준금리를 한 번쯤 더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