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현 코드42 대표(왼쪽)와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현대해상 본사에서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현대해상 제공
송창현 코드42 대표(왼쪽)와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현대해상 본사에서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현대해상 제공
손해보험업계 2위 현대해상이 교통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잇달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동차를 넘어 자율주행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모빌리티(이동수단) 산업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해상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42와 모빌리티산업 관련 공동 연구개발(R&D)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코드42는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송창현 씨가 네이버를 퇴사한 뒤 올초 창업한 벤처회사다.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 차량공유, 드론, 배달 로봇, 스마트 물류 등을 아우르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달 현대·기아자동차 SK LG CJ에서 총 320억원을 투자받는 등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대해상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급속도로 성장하는 모빌리티 환경에서 데이터 기반의 모빌리티 특화 보험상품과 보험 가입 과정의 혁신 방안을 함께 연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디지털 혁신 전담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 5월 공유킥보드 스타트업 대시컴퍼니와도 손잡았다. 현대해상은 대시컴퍼니에서 넘겨받은 전동킥보드 운행 자료를 분석하고, 안전사고를 정밀 조사해 보험상품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은 “국내외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련 보험상품과 서비스 개발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모빌리티 플랫폼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연간 16조원 규모에 이르는 자동차보험 시장을 든든한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로 삼아 왔다. 하지만 모빌리티 기술이 급변하면서 전통적인 자동차보험에 안주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진 않았지만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차보험’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많은 보험사가 고민하고 있다”며 “외부 업체와 지속적인 제휴를 통해 관련 생태계와 접점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