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2019 반도체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올해는 우수 아이디어 제안자 총 17팀에 상패와 상금 총 2억6500만원을 전달했다. 최우수상은 저온 성장 다공 구조의 공정개발을 제안한 이현석 충북대 교수와 효율적인 테스트 방법을 제안한 강성호 연세대 교수가 받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35%로 전년보다 3%포인트 늘어났다. 중소 제조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진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5일 한국은행의 ‘2018년 기업경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의 35.2%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이자보상비율 조사 대상 기업은 국세청에 법인세를 신고한 비금융 영리법인 69만2726곳에서 이자비용이 ‘0’인 기업을 제외한 36만2856곳이다. 이 가운데 약 12만7000개 기업이 이자비용도 못 갚고 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016년 31.8%, 2017년 32.3%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영업손실을 본 기업도 2016년 27.0%에서 2017년 27.6%, 2018년 29.5%로 오름세를 나타냈다.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은 중소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나빠진 탓이다. 지난해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4.0%로 전년(9.2%) 대비 5.2%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6%로 전년(6.1%) 대비 0.5%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기업들의 실적 부진 양상은 유독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제조업체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3.3%,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 대비 각각 3.9%, 1.2%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반면 중소 제조업체 등의 실적은 나빠지는 등 기업 규모별로 실적 양극화가 심해졌다.지난해 말 기업의 부채비율은 111.1%로 전년 말(114.1%)보다 3.0%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착시 효과가 작용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신규 분양이 줄면서 부채로 회계처리하는 선수금(미리 받은 분양대금, 중도금 등)이 감소했고 부동산 업종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276.2%로 전년 말보다 11.4%포인트 떨어졌다.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3분기 말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품 수출이 줄면서 기업의 매출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석유화학업체의 정제마진(원유와 석유제품의 가격 차이)이 감소한 탓에 영업이익률도 떨어졌다”고 말했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CMOS(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이미지센서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일본 소니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CMOS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에 들어온 정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부품으로 전자제품의 ‘눈’ 역할을 한다.이들 업체는 CMOS이미지센서에만 조(兆)단위로 투자해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공급량을 늘리며 주도권 잡기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적용 범위가 스마트폰에서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차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작년 15조원 정도였던 글로벌 시장 규모가 5년 뒤엔 2배 수준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얇은 고화소 제품 수요 커져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1000억엔(약 1조700억원)을 투자해 나가사키현에 스마트폰용 CMOS이미지센서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가동 시기는 2021년으로 예상된다. 일본 전자업체가 반도체 공장을 신·증설하는 것은 2016년 도시바가 오이타현에 공장을 증설한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소니는 글로벌 CMOS이미지센서 시장 1위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지난해 소니의 시장점유율은 50.1%였다. 올해는 조금 낮아진 48.3%로 전망된다.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2위인 삼성전자의 거센 도전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올해 21.0%에 달할 전망이다.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지난 8월엔 세계 최고 화소인 1억800만 화소 CMOS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개발했다. 지난 9월엔 세계에서 가장 작은 0.7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픽셀을 구현한 ‘아이소셀 슬림 GH1’을 공개했다. 픽셀 크기가 작을수록 이미지센서는 두께와 크기가 줄어든다. 삼성전자는 늘어나는 CMOS이미지센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1분기 D램 생산라인을 전환할 계획이다.자율주행차 적용 확대스마트폰에서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등으로 CMOS이미지센서 적용 제품이 확대되는 추세인 것도 업체들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TSR에 따르면 지난해 131억달러(약 15조2000억원) 규모이던 CMOS이미지센서 시장은 올해 158억달러(약 18조3000억원)에서 2023년 244억달러(약 28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후발주자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말 미래기술연구원을 이끌던 홍성주 담당(부사장)에게 CIS(CMOS이미지센서)사업을 맡기고 기술역량 강화 및 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 1300만 화소 제품을 공급하는 데 성공했고 하반기부터 1600만 화소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내년엔 4800만 화소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지난 9월부턴 CMOS이미지센서에 ‘블랙펄(black pearl)’이란 이름을 붙이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어두운 곳에서의 사진 촬영 능력을 향상시켰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마케팅에서 고급 제품이란 뜻으로 쓰이는 ‘블랙’이란 단어를 통해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SK하이닉스는 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올초부터 이천 M10 공장에서 300㎜ 웨이퍼로 CMOS이미지센서 생산을 시작했다. 하반기부터는 이천 M10 공장의 D램 라인 일부도 이미지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하락세가 둔화되던 D램 반도체 가격이 다시 약세를 보이며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최대 고객사인 글로벌 IT(정보통신) 업체들이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탓에 직접 투자를 미루는 영향으로 풀이된다.5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8기가비트(Gb)의 10월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4.42% 내린 2.81달러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16년 6월(2.94달러) 이후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온 것이다. D램 값이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작년 9월(8.19달러)과 비교하면 65.6%나 떨어졌다.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 들어 1월부터 7월까지 거의 매월 전달보다 두 자릿수 하락률을 이어왔다. 8~9월 두 달 연속 보합세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의 주요인은 공급과잉 측면이 크다. 작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량을 대폭 늘린 탓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고객사인 IT 기업들은 재고 조절을 하며 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7~9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3조500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분기보다 10.3%, 전년 동기보다 74.4% 급감했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영업익이 4726억원으로 13분기 만에 처음으로 5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선 93%나 줄었다.그나마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는 긍정적이다.삼성전자의 올 3분기 D램 출하성장(Bit growth·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생산량 증가율)은 28%, SK하이닉스는 23%로 모두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그만큼 보유 재고가 빠르게 빠지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익 17조57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작년 3분기 D램 출하성장은 19% 수준이었다.반도체 재고량도 줄고 있다. 올 1분기 14조5796억원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지난 2분기 14조5231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3분기에는 재고자산이 더 줄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재고자산 감소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의 주요 징후로 인식된다.삼성전자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올 4분기부터 고용량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이어지고, 데이터 서버는 신규 플랫폼 확산에 따라 수요 견조세가 지속하면서 재고 수준 안정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D램 재고 수준은 3분기 말 기준 5주 정도로 정상화 수준에 진입하고 있다"며 최근 수요 회복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업계는 내년 1분기 이후 가격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분기부터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 D램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1분기 중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서버 업체들의 수요 재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출시로 내년 D램 공급부족 현상이 벌어질 경우 D램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삼성전자는 공급과잉에 대한 조치로 구형 D램 생산라인 일부를 상보형 금속산화막 반도체(CMOS)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D램 생산량을 효율화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시설투자를 줄이고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재고를 관리하기로 했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