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대표 김영식·사진)이 다음달 1일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아모레홀)에서 ‘동남아시아 세미나’를 연다. PwC 인도네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베트남 지역 전문가들이 동남아 진출 및 투자 전략, 국가별 투자 유망 산업과 시장 분석, 인적자원 관리, 법적 환경 등을 논의한다.
삼성전자의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이 삼일회계법인에서 딜로이트안진으로 40여 년 만에 교체된다. 기업이 6년간 감사인을 자유 선임하면 이후 3년은 정부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내년부터 시행됨에 따라 감사인을 새로 지정받은 결과다. 금융감독원은 2020년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대상 회사 220곳을 선정해 15일 지정 감사인을 사전 통보했다. 자산 규모(개별재무제표 기준) 1826억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34곳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86곳이 대상이다.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20곳이 포함됐다.가장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의 새 감사인으로 딜로이트안진이 지정됐다. 삼성전자는 1970년대부터 40년 넘게 삼일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겨왔다. 신한금융지주 외부감사인은 18년 만에 삼정KPMG에서 삼일회계법인으로 바뀐다. 2008년 지주사 출범 후 처음으로 감사인이 교체되는 KB금융은 EY한영을 새 감사인으로 지정 받았다.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기업과 감사인의 교착관계를 끊어 회계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한꺼번에 주요 기업의 외부감사인이 바뀌면서 기업과 회계법인, 기존 감사인과 새 감사인 간 파열음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초유의 기업 감사인 '강제 교체' 실험"회계분쟁 등 혼란 예고"신(新)외부감사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의 핵심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시행으로 초유의 ‘기업 감사인 강제 교체 실험’이 시작됐다. 회계기준 판단에 대한 분쟁이 늘고, 재무제표 정정이 속출하는 등 감사 현장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예고된 혼란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업무 위탁을 받은 금융감독원은 KB금융지주의 새 외부감사인에 EY한영을 지정했다. 하지만 독립성 문제로 재지정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Y한영이 이미 KB금융지주의 장기 컨설팅(비감사) 용역을 맡고 있어 감사업무를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Y한영이 KB금융지주를 포기하면 딜로이트안진 또는 삼정KPMG를 다시 배정해야 하지만, 딜로이트안진은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우리금융지주를 맡고 있어 인력 배치 등에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게 회계업계의 분석이다.금감원은 일정 요건을 갖춘 20대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공인회계사 수, 징계에 따른 벌점 등의 요인을 고려해 회계법인별 순서를 정하고 자산이 큰 기업부터 차례대로 감사인을 배치했다. 금융, 비금융 또는 업종별 배분이나 독립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배치한 만큼 재지정 신청이 잇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첫 대상인 220개 기업 중 신한금융지주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롯데케미칼 등은 삼일회계법인이 감사인으로 지정됐다. 삼정KPMG는 삼성생명 에쓰오일 카카오 등의 감사인으로 지정받았다. CJ제일제당은 EY한영이, 엔씨소프트는 국내 5대 회계법인인 삼덕회계법인이 맡게 됐다.사전 통지를 받은 상장사와 외부감사인은 재지정 요청 등이 있으면 통지받은 날부터 2주 안에 금감원에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의견을 반영해 다음달 둘째주 본통지를 할 계획이다. 상장사는 본통지를 받은 이후에는 2주 안에 지정감사인과 감사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내년 이후가 더 문제”기업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새로운 감사인이 오랫동안 관행처럼 해오던 기존 회계처리를 문제 삼거나 재무제표 정정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함께 내년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 검증 수위를 ‘검토’에서 ‘감사’로 강화하는 것도 기업엔 부담이다. 미국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가 시행된 첫해에 적용 대상 기업의 15.7%가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한 상장사 재무담당 임원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회계감사가 기업 경영의 큰 리스크(위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삼일회계법인(대표 김영식·사진)은 오는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초(超)디지털시대의 회계정보와 회계감사 세미나’를 연다. 한국회계정보학회, 대한회계학회와 함께 개최하는 세미나에선 오세윤 우아한형제들 최고전략책임자가 ‘배달의민족의 디지털 이노베이션’ 사례를, 한국회계정보학회가 ‘초연결시대의 IT와 회계의 시너지’ 연구 결과를 각각 발표한다.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감사부문 대표(사진)는 “기업 감사현장에서 원칙 중심의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하는 데 있어 가이드라인 부재와 해석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과 한국회계기준원의 질의회신을 좀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윤 대표는 19일 서울 용산 삼일회계법인 본사에서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과 외부감사인 간, 전임감사인과 후임감사인 간 IFRS 해석 차이에 따른 분쟁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질의회신 활성화가 필수”라며 이같이 말했다.신(新)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분식회계와 부실감사에 대한 징계가 대폭 강화된 것이 질의회신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징계를 두려워한 감사인이 보수적으로 감사를 하게 되면서 기존 관행대로 하려는 기업과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바이오, 4차산업 등 새로운 영역에서 회계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그동안 회계업계에선 금융감독당국의 질의회신 절차가 느리고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윤 대표는 “앞으로 질의회신을 통해 투명하게 절차를 거친 회계처리에 대해서는 처벌을 최소화하되 고의적 회계부정의 경우 엄격히 처벌하는 것으로 이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윤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이 최근 2~3년간 감사품질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계기준과 감사실무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성과평가 지표 70%를 감사품질 위주로 개편했다. 예전에는 일감을 많이 따오는 회계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 지금은 감사품질이 높아야만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삼일회계법인이 감사한 재무정보는 믿고 의존해도 된다는 신뢰를 형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삼일회계법인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에 따라 삼성전자와 KB금융지주 등 장기우량 고객을 대거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내년에만 47개 기업의 감사업무가 빠져나간다. 윤 대표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삼일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사회 전체적으로 회계투명성이 높아지고 감사품질이 올라가는 순기능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제도가 순조롭게 정착하는 데 충분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윤 대표는 감사 인력 확보 계획과 관련해선 “단기적으로 회계 인력 수요가 늘겠지만,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이 회계사 업무 일부를 대체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인력 수요가 작년만큼 많지 않아 올해는 적정 규모로 채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신입 회계사 360여 명을 채용했다. 올해는 경력과 신입 회계사를 합쳐 300명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