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것만으로는 글로벌 성장 둔화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국 간 핵심 이슈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갈등이 줄어들면 유럽과의 분쟁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지난주 양국의 ‘작은’ 무역 합의로는 글로벌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불확실성을 줄일 수 없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5일로 예정됐던 관세율 인상을 보류했지만 여전히 12월 관세 인상 및 중국산 수입품 3600억달러에 부과하고 있는 기존 관세는 그대로 남겨뒀다.

게다가 유럽과의 무역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불법 보조금과 관련해 이달부터 유럽산 항공기, 농산물 등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또 다음달 13일까지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매길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회장은 “1단계 전진, 2단계 후퇴하는 식으로는 미국 기업들이 관세와 불확실성으로 계속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과의 미니 딜은 기껏해야 ‘불확실한 계약’”이라고 진단했다. JP모간은 “내년 미국 대선이 본격화하면 양국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