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작년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넘길 정도로 커졌으나, 어느 한 기업이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e커머스 '뜨거운 접전'…11번가·G마켓·쿠팡 공동 1위
‘한경 기업소셜임팩트 조사’에서도 치열한 경쟁 양상이 그대로 나타났다. 11번가, G마켓, 쿠팡 세 곳이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며 공동 1위를 차지했다. 11번가는 20.2%, G마켓은 18.2%, 쿠팡은 17.5%였다. 이들 세 곳은 외형도 비슷하다. 거래액 기준 올해 9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연령대별로 선호도는 차이가 있었다.

쿠팡은 나이가 어릴수록 높은 신뢰를 받았다. 10~30대는 쿠팡에 높은 점수를 줬다. 15~19세의 경우 쿠팡을 가장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28.1%인 데 비해 11번가를 꼽은 사람은 10.4%에 불과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반대였다. 60~64세 응답자 중 26.6%가 11번가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쿠팡의 신뢰도는 12.2%였다. G마켓은 신뢰도 분포가 비교적 고루 퍼져 있었다.

쿠팡은 2010년 창업 이후 이슈를 몰고다녔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했을 땐 택배 회사와 싸웠다. ‘유사 택배 회사’ 딱지가 붙었던 탓이다. 2017년에는 배송 전담 직원 ‘쿠팡맨’이 거리로 뛰쳐나와 파업을 했다. 회사가 약속한 것과 다른 대우를 받았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최근에는 LG생활건강 등 납품 업체가 ‘공정 거래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후 비슷한 신고가 줄줄이 이어졌다. 쿠팡이 최근 가파른 외형 성장에도 이번 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 역시 이런 이슈 때문이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것도 일부 소비자의 반발을 샀다.

편의점 부문에선 GS25가 68.5%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CU(20.5%)를 큰 격차로 앞섰다. 세븐일레븐은 8.7%로 3위에 올랐다.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CU와 함께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GS25가 신뢰도 면에서 압도적 1위에 오른 것은 ‘토종 편의점 브랜드’ 이미지 덕분이다. GS25는 1990년 LG25로 출발했다. 같은해 일본 편의점 브랜드 ‘훼미리마트’로 시작한 CU와 달랐다. CU는 현재는 일본 지분이 없고 브랜드도 2012년 바꿨지만 아직도 일본 회사란 ‘오해’를 받곤 한다. GS25는 GS그룹 ‘후광효과’도 일부 봤다는 평가다. GS는 그룹 평판이 좋아 사람들이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