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자력은 베트남, 아랍에미레이트(UAE) 등이 앞다퉈 찾아와 배울 정도로 ‘세계의 모범’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종사자 사기 저하, 전문가 부족 등이 본격화되면 국민 안전이 위협 받게 됩니다.”(성풍현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은 1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탈원전’을 주제로 제7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3월 57개 대학 210명 교수로 시작한 에교협은 현재 61개 대학 224명 교수가 활동 중이다.

이날 토론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이 원자력 산업붕괴를 야기해 국민 안전을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한 이후 원자력 종사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우수 인재들이 이탈해 원전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원자력 안전을 책임지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각종 기구를 원전 비전문가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도 원전을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간헐성(날씨에 따라 발전량의 변동폭이 큼)이라는 태생적 한계 외에도 주민 반대, 전력망 연결비용 등으로 인해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며 “원전 이용률이 줄어들면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가동이 늘어나게 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전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한다”고 말했다.

정재준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원전 계속운전은 경제성뿐 아니라 가동중 원전 안정성 강화에 대한 강력한 동기를 부여한다”며 “탈원전이 원전 안전의 새로운 위협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원전 보수·유지에 난항이 예상된다”며 “이대로 가면 원자력 안전문화까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