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임팩트…평판이 기업명운 가른다
한경 기업소셜임팩트 조사

평판 쌓는데 20년, 무너지는데 5분
부패 등 사회윤리에 반하는 행위
브랜드 평판에 가장 큰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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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임팩트는 국가·기업·개인의 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소셜임팩트의 목표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2000년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189개국 정상이 모였다. 새로운 천년, 무엇을 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만장일치로 내놓은 ‘새천년 개발 목표’는 지속 가능한 환경 보장, 성평등과 여성 자력화 촉진 등 여덟 가지 목표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경영의 화두가 됐다. 기업들은 사회 전체의 이익에 기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이 정상회의가 열린 지 약 20년이 흘렀다. 이후 사회공헌은 공유가치창출(CSV), 소셜임팩트 등 새로운 단어로 대체됐다. 핵심은 비슷하다. “기업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

이는 한국경제신문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입소스, 국내 최대 온라인 패널조사 기관 피앰아이와 함께 진행한 ‘2019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소셜임팩트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국내 소비자들은 사회 윤리에 반하고 불공정 거래를 한 기업에 가차 없는 ‘혹평’을 했다. 사회공헌 등 긍정적 활동보다는 부정 비리 등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같은 소셜임팩트에 가장 민감한 층은 30~40대 여성들로 나타났다.
'3040 女' 기업 평판에 가장 민감…"사고 친 브랜드 안사요"

부정적 이슈에 훨씬 민감

이번 조사에서 한국 소비자의 소셜임팩트에 대한 다양한 특징이 확인됐다. 우선 긍정적 이슈보다는 부정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기업문화, 환경·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불공정행위 등을 묻는 비재무적 평가에서 창의적 기업문화 구축(73.2),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74.8),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경영 강화(78.6) 등은 100점 만점에 모두 70점대에 그쳤다.

브랜드평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부패와 비리 척결 및 방지, 사회 윤리에 반하는 행위 등이었다. 각각 86점으로 가장 높았다. 불공정거래행위 금지(85.4), 성희롱 및 성차별 금지(82.3)가 뒤를 이었다. “평판은 쌓는 데 20년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는 워런 버핏의 말이 설문에서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BMW가 대표적 사례다. BMW는 수입 세단 중 국내에서 가장 평판 좋고 많이 팔리는 브랜드였다. 좋은 일도 많이 했다. 인재육성 사회공헌재단 ‘BMW 미래재단’을 2011년 국내에 설립했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브랜드 중 최초의 인재육성 재단이었다. BMW코리아는 작년 약 13억원을 기부했다. 하지만 지난해 불거진 잇단 화재 사고는 힘들게 쌓은 평판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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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여성 입소문 덕에 성장한 마켓컬리

‘30~40대 여성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제품 및 서비스 구매 시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30대 여성과 40대 여성에서 각각 86%로 가장 높게 나왔다. 20대 여성도 85%로 매우 높았다. 30~40대 남성은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다소 낮지만 평균(83%)보다 높았다. 반면 10대 남성(73%), 60대 여성(74%)은 기업 평판에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쿠팡은 11번가 G마켓 등과 함께 e커머스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20~40대 맞벌이 부부의 큰 호응 덕분이다. 쿠팡은 작년부터 ‘새벽 배송’ ‘반나절 배송’ 등으로 배송 시간을 더 줄여나가고 있다. 마트나 슈퍼에서 장 볼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쿠팡 ‘팬덤’까지 생길 정도로 호응이 좋다. 새벽배송의 ‘원조’로 꼽히는 마켓컬리도 30~40대 주부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마켓컬리는 2015년 서비스 시작 직후 ‘강남 엄마들의 필수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입소문이 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이 높은 사람일수록 브랜드 충성도 또한 높다는 것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상위 약 34%를 ‘소셜임팩트 주도층’으로 분류했다. 이들은 ‘자신이 평소 신뢰하는 브랜드 기업 제품을 주변에 추천하겠다’는 응답이 99%에 달했다. 응답자 평균(59%)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또 △프리미엄 제품 구매 의향이 있다(99%) △신뢰하는 브랜드는 매번 다시 구매한다(93%) △해당 기업에 취업하거나 투자할 의향이 있다(83%) 등의 항목에서도 압도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제품서비스지수와 기업책임지수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난 브랜드는 진라면, 코스트코, 이디야, 카카오뱅크 등이었다.

■ 소셜임팩트

소셜임팩트는 국가·기업·개인의 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소셜임팩트의 목표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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