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17일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에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LG화학의 인력을 채용한 것은 사실”이라며 “같은 대기업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공식적으로 LG화학에 유감의 뜻을 밝힌 것은 지난 4월 양사가 소송전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다만 “빼오기 채용이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LG화학 출신 지원자 중 10%만 뽑았고 모두 자발적으로 지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LG화학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SK이노베이션의 이력서 양식은 지원자들이 참여한 연구 프로젝트명과 인원, 리더 이름, 성취도 등을 작성하도록 요구했다”며 “면접 과정에서도 LG화학의 세부 기술 내용이 기재된 자료를 제출하고 발표하게 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양사의 입장문은 지난 16일 양사 최고경영자(CEO) 간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나온 것이어서 두 회사 간 갈등은 더 격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이날 SK이노베이션 서울 서린동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LG화학이 5월 산업기술 보호법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고소한 데 따른 조치다. LG화학은 “경찰이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고 검찰 및 법원도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밝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