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 먹구름 속 '채권형 펀드'로 살아남기
최근 통계청은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0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65년 분기별 통계 집계 후 처음이다. 한국의 경제 불황 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투자처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예금의 금리는 매우 낮고, 부동산 시장의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이 시점에 어디에 자산을 투자해야 하는지 묻는 자산가가 적지 않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낮췄다.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내려가니 시중은행 예금 금리도 덩달아 하락하는 추세다. 하지만 시중금리가 하락할수록 수익률이 상승하는 자산이 있다. 바로 채권이다.

채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이자소득과 자본소득 두 가지로 나뉜다. 이자소득은 채권의 표면에 표시돼 있는 이자율이다.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이다. 자본소득은 채권을 매매해서 얻는 수익을 말한다. 채권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얻는 소득이 자본소득이다.

최근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이자소득보다 자본소득이 펀드 수익률에 기여한 게 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자본소득은 주로 시중금리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값은 올라가고,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값은 내려간다. 주요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낮춤으로써 연초부터 채권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은 다른 투자자산에 투자한 펀드 대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이다.

금리 인하 추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금리가 더 떨어질지 여부는 채권투자 수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에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 궁금해하는 투자자가 많다. 금리의 방향과 미·중 무역갈등의 양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여부 등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으로 투자자들의 심리도 위축돼 있다.

오는 17~18일 양일간 개최될 예정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전망은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금리 인하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그 폭이 얼마인지가 관심사다. 기준금리 인하 폭이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0.5%포인트 인하 전망보다 우세하다. 금리 인하의 끝이 언제일진 모르지만 당분간은 채권 투자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다.

다만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장기보다는 단기 채권, 투기등급보다는 투자등급 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유효한 투자방법이라 할 수 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