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하나. 길어 보여도 생각보다 짧은 것은 이 세상에 두 개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는 휴가, 두번째는 추로스다. 추로스는 영화관이나 놀이동산 간식 코너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다란 모양의 튀김 과자다. 달달한 설탕에 계피가루가 뿌려져 있어 한입 두입 야금 먹다보면 금방 없어진다.

추로스는 스페인에서 즐겨먹는 음식이다. 포르투갈, 프랑스, 중남미 지역에서도 아침이나 간식으로 먹는다. 밀가루, 버터, 소금, 물을 섞어 만든 반죽을 짤주머니에 넣어 길게 짠 뒤 기름에 튀겨서 만든다. 걸쭉한 초콜릿에 찍어 먹는다. 현지에서는 해장 음식으로도 인기다.

추로스의 기원을 두고 크게 두 가지 설(說)이 있다. 하나는 스페인의 양치기들이 만들어 먹기 시작한게 추로스가 됐다는 주장이다. 불과 약간의 기름, 밀가루 반죽만 있으면 손쉽게 만들 수 있어 마을에 자주 내려가지 못하는 양치기들의 주린 배를 채워줬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중국 전통빵 ‘요우티아오’에서 추로스가 비롯됐다는 이야기다. 요우티아오는 밀가루 반죽을 길게 눌러 튀긴 꽈배기 요리다. 중국 사람들이 또우장(콩물)과 함께 아침 식사로 챙겨 먹는 메뉴다. 16세기 대항해시대 때부터 중국과의 무역거래에 나섰던 포르투갈 사람들이 요우티아오를 유럽에 들여왔고, 이게 훗날 추로스로 변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파는 추로스는 주로 별 모양 마개가 달린 짤 주머니를 써서 뾰족뾰족한 별모양이다. 스트릿츄러스, 엠츄로, 츄로101 같은 츄러스 전문 프랜차이즈도 생겨났다.

추로스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두껍고 곧은 형태의 추로스는 현지에서 ‘포라스’라고 부른다. 말 발굽처럼 굽은 것을 콕 집어 추로스라고 한다. 국내에서 추로스라고 부르는 길쭉한 형태의 정확한 이름은 포라스인 셈이다. 국내에선 보통 ‘츄러스’라고 부르나, 국립국어원의 규정에 따르면 ‘추로스’가 올바른 표기다. 추로스처럼 긴 것 같아도 알고 보면 짧은 추석 연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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