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를 갈라서 다이제를 넣고 잼을 바른다면?’

오래된 과자는 뻔한 맛이다. 하지만 다른 먹거리를 만드는 기본 재료로 쓰일 수도 있다.

10~20대 사이에서 어릴 때부터 즐겨 먹던 과자를 ‘요리조리’ 합쳐 먹는 게 유행이다. 또래가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시피(내가 만드는 레시피)’도 활발하게 공유한다. 요즘 애들 말로 ‘꿀조합’. 최근 반응이 뜨거운 꿀조합 간식으로는 ‘초코파이제’ ‘오징어땅콩 치즈 다코야키’(사진) ‘악마의 말랑 크래커’ 등이 있다.

초코파이제는 초코파이에 다이제를 합친 과자다. 우선 초코파이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20초 동안 돌린다. 살짝 데워져 말랑해진 초코파이를 반으로 가른다. 초코파이 한쪽에 다이제를 올리고 딸기잼을 바른다. 남은 초코파이를 뚜껑처럼 덮는다. 초코파이 두 개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쿱, 얼음 몇 조각을 넣어서 간 ‘초코파이 셰이크’도 인기다.

일본의 길거리 음식 다코야키가 먹고 싶다면? 5분 만에 만들 수 있는 오징어땅콩 치즈 다코야키가 인기다. 먼저 오징어땅콩 한 봉지를 접시에 깔고 그 위에 편의점에서 파는 스트링 치즈를 찢어 올린다. 취향에 따라 모차렐라 치즈, 체다 치즈 등을 더한다. 이 상태로 전자레인지에 1분 동안 돌린다. 여기에 마요네즈와 데리야키 소스를 뿌린다.

대만의 과자를 흉내낸 내시피도 있다. ‘단짠단짠(달콤하고 짭짤한 맛)’으로 유명한 누가크래커를 주방에서도 만들 수 있다. 야채크래커 위에 가나 초콜릿과 크런키 초콜릿, 말랑카우 하나를 얹고 야채크래커를 다시 덮는다. 이 상태로 전자레인지에 15초 정도 돌리면 끝. 크래커 사이로 줄줄 흐르는 초콜릿은 ‘악마의 잼’ 누텔라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악마의 말랑 크래커’라는 이름이 붙었다.

내시피의 주 재료로 각광받는 초코파이는 1974년 출시됐다. 가나초콜릿(1975년) 오징어땅콩볼(1976년) 야채크래커(1980년) 등도 나온 지 40년이 넘었다. 어린 소비자들이 이색 조합을 내놓자 제과업체들도 바빠졌다. 오리온, 롯데제과 등은 회사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사 제품을 활용한 내시피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